교수 연구원 등의 학자와 퇴직공무원 출신이 금융그룹과 은행 사외이사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22일 ‘국내은행 사외이사의 보수체계 적정수준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KB 신한 우리 하나 SC 씨티 BS DGB 등 8개 금융그룹의 사외이사 중 절반에 달하는 48.1%가 교수 및 연구원 출신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도 비율이 각각 42.1%, 42.3%로 높았다.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이들은 전직 공무원이다. 특히 시중은행에서 퇴직공무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비중이 42.1%로 학계 인사와 같았다. 금융그룹에선 28.8%, 지방은행에선 30.8%를 점했다.

금융권 사외이사들을 둘러싼 고액 연봉 논란이 있지만 실제 글로벌 은행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영국 ‘더 뱅커(The Banker)’지 선정 세계 100대 은행 중 뱅크오브아메리카 크레디트스위스 등 37개 은행의 지난해 사외이사 보수는 평균 21만2000달러(약 2억2345만원)로 조사됐다. 국내 은행권의 사외이사 평균연봉은 이들의 25% 수준이다.

김 실장은 이에 따라 사외이사의 보상 수준을 낮추기보다는 보상에 걸맞은 적절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외이사 보수를 성과급에 연동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외국 금융 지주회사처럼 성과 연동형 보수 체계를 도입해 사외이사의 인센티브로 주식과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선 스톡옵션 등 성과 연동형 보수 체계가 제대로 도입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