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직원들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를 형상화한 인형을 둘러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네이버 직원들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를 형상화한 인형을 둘러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네이버, 전세계 5억명 가입한 '라인'…글로벌 IT 기업 발판
‘해외에서 성공한 첫 한국 인터넷 기업.’

네이버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국내 1위 인터넷 포털’로 주로 불렸던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발판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000년 11월 네이버 재팬을 세워 해외 진출에 나선 지 14년 만의 성과다. 라인은 세계적으로 5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일본과 태국, 대만 등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성장의 한계를 해외 진출로 순조롭게 돌파하면서 네이버의 이익이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재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5조6000억원대로 1년 전인 18조원보다 70%가량 늘었다. 세계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라인이 앞으로 수익화에 성공한다면 이익이 대폭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미 네이버의 최근 실적은 라인의 성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 2분기 네이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늘어난 697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912억원으로 38.5%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도 31%로 1년 전의 24%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라인 매출이 1832억원으로 전년 대비 56.3% 증가한 것이 주요 성장동력이다.

라인의 매출은 게임이 60%, 스티커가 20%, 광고가 20%를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라인 몰’과 ‘라인 쇼핑’ 등 서비스를 추가하며 전자상거래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태국 같은 동남아 시장에서는 일본, 한국과 달리 모바일 쇼핑이란 분야가 이제 막 생겨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갖게 된 네이버는 올해부터는 웹툰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독특한 만화 문화인 웹툰이 세계에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7월 내놓은 라인 웹툰에서는 영어 작품과 중국어 작품이 각각 40~50편 연재되고 있다. ‘노블레스’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등 이미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들이 포함됐다.

서두르지 않는다는 게 네이버의 웹툰 글로벌 전략이다. 2015년까지는 작품과 작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2단계로 2017년까지 독자 확대에 나선다. 2020년에는 웹툰이 세계의 주류 문화로 자리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준구 웹툰&웹소설 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 지역의 독자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