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펀드의 격전지가 해외 주식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올 들어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롱쇼트펀드’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달 말 공모상품 일곱 개로 늘어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롱쇼트펀드 해외서 '포화 속으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6일 롱쇼트전략을 활용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삼성누버거버먼미국롱숏’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오는 20일부터 ‘삼성아시아롱숏’펀드를 판매한다. 삼성아시아롱숏펀드는 한국,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주식 중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100만달러 이상이고 두 개 이상 증권사가 분석하는 1400여개 종목을 대상으로 롱쇼트전략을 쓴다.

삼성운용은 이 펀드 출시를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본사에서 롱쇼트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성창환 펀드매니저를 올해 6월 홍콩법인 디렉터로 영입했다. 이 밖에 ‘하나UBS글로벌롱숏’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 ‘현대글로벌롱숏’ ‘KB한일롱숏’ ‘신한BNPP아시아롱숏’ 등 다섯 개 공모형 해외 롱쇼트펀드가 현재 운용되고 있다. 모두 올해 출시된 펀드다.

○해외시장이 롱쇼트전략 수월해

해외 롱쇼트펀드가 연이어 출시되는 것은 국내 롱쇼트시장의 한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롱쇼트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와 롱쇼트펀드의 수탁액은 2012년 말 1조4880억원에서 지난 7월 말 기준 5조2158억원으로 250% 급증했다. 펀드가 늘면서 공매도(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고 가격이 떨어지면 사서 갚는 전략)에 제약이 생기고 있다는 게 롱쇼트펀드 매니저들의 설명이다. 공모형 롱쇼트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7일 기준)은 1.79%로, 전년 동기 평균 수익률(5.8%)보다 낮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롱쇼트펀드 매니저는 “누구나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주식의 경우엔 대차(주식을 빌리는 것) 경쟁이 심해져 수수료를 높게 쳐줘도 못 빌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해외 주식시장은 국내 주식시장보다 대차가 쉽고 투자 대상 주식이 많아 롱쇼트전략을 구사하는 데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펀드 간 수익률 격차 8%포인트에 달해

최근엔 해외 롱쇼트펀드 간판을 달고 있는 펀드 간에 수익률 격차가 커지고 있다. 투자 국가와 펀드매니저의 운용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2월14일 설정된 ‘KB한일롱숏A’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지난 7일 기준 4.71%지만 비슷한 시기인 2월18일 설정된 ‘신한BNPP아시아롱숏(H)A1’의 수익률은 -4.05%다.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살펴 펀드매니저의 과거 롱쇼트펀드 운용 경력, 펀드 투자지역, 주식순투자비율(넷익스포저)을 파악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