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검열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다음카카오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에게 사과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연내 개인정보 보안 수준을 강화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고개 숙인 다음카카오, '텔레그램' 돌풍에 뒤늦게 보안 강화
8일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사과문을 개재했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검열 이슈들에 대해 진솔하게 밝히지 못해 이용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며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정보원과 검찰 등으로부터 통신제한조치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했지만 실상은 이와 달랐다고 다음카카오 측은 털어놨다.

메신저 내용에 대해 실시간 검열은 불가능하지만 카카오톡 서버에 남아있던 내용을 수사당국에 제공했다고 인정했다. 통신제한조치는 PC나 모바일 등 통신 내용을 감청하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톡에 대한 검열 이슈가 '사이버 망명'으로 번지면서 다음카카오 측은 새로운 보안 대책을 내놨다. 이와 함께 비밀 대화 등의 기능을 갖춘 독일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국내 이용자가 이탈하자 위기감이 커졌다. 텔레그렘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150만 한국인 사용자가 새로 서비스에 가입했다. 텔레그램은 인기 여세를 몰아 지난 7일부터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톡은 텔레그램 이탈을 막고 이용자 정보 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해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모드를 선택하면 대화 내용이 암호화되는 비밀 대화가 가능해진다.

비밀 대화 기능을 위해 암호화 된 대화 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개인 단말기에 저장된다. 대화를 나눈 이용자의 단말기를 압수해 분석하지 않는 이상 서버에서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설명이다. 비밀 대화 기능은 연내 1:1 비밀 대화방을 통해 제공되고 내년 1분기까지 다수가 참여하는 그룹 비밀 대화방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수신 확인된 메시지가 서버에서 자동으로 바로 지워지는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기능도 프라이버시 모드를 통해 연내 제공된다. 다음카카오 측은 대화 송수신자가 모두 온라인 상태일 경우 서버에 대화 내용 자체를 저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카카오는 향후 정부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사용자 정보 요청에 대한 요청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