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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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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천자칼럼]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
    1947년 11월24일부터 이틀간 뉴욕에서 미국 영화제작가협회 회의가 열렸다. 이들은 좌파 성향이 강한 영화인 10명을 영화계에서 추방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을 주도한 사람이 당시 전미노동자총연맹 영화배우협회장이었던 로널드 레이건(미국 40대 대통령)이다. 이 선언을 ‘월도프 선언’이라고 부르는데, 회의가 열린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따온 것이다.

    뉴욕 맨해튼 파크애비뉴에 있는 이 호텔은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호텔이다. 특히 영화와 관련이 많다. ‘여인의 향기’ ‘세렌디피티’ ‘메이드 인 뉴욕’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찍었다. 유엔본부 근처여서 각국 정상들이 자주 애용한다. 지난달 유엔총회 때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모두 이곳에 묵었다. 각국이 양자회담을 이 호텔에서 자주 열기 때문에 미국 외교의 베이스캠프로 인식되기도 한다.

    1930년대에는 허버트 후버 전 미국 대통령이, 1950년대에는 맥아더 장군이 한동안 이 호텔 스위트룸에서 묵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신혼 첫날밤을 보낸 곳도 이 호텔이다. 숙박부에는 아인슈타인의 이름도 있고 영화 ‘7년 만의 외출’ 촬영 때 장기투숙한 마릴린 먼로도 있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는데,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1942년 이 호텔에서 한국독립만찬회를 열었다. 그 때 걸었던 태극기는 문화재로 등록돼 지금도 국회헌정기념관에 보관돼 있다. 2008년에는 한승수 당시 총리가 예약했다가 ‘하룻밤 1000만원짜리 호화출장’이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월도프아스토리아의 역사는 1883년에 시작됐다. 부유한 명문가문 애스터가의 두 형제, 월도프와 윌리엄의 경쟁이 발단이었다. 윌리엄이 가업을 상속하자 형인 월도프는 동생의 대저택 근처에 13층짜리 월도프 호텔을 지었다. 그러자 동생은 4년 뒤 바로 길 건너편에 16층짜리 아스토리아호텔을 세웠다. 수년간 혈전을 벌이다 둘은 경영일선에서 빠지고 전문경영인을 두기로 했는데 그가 바로 지방 호텔종업원 출신으로 나중에 호텔왕으로 유명해진 조지 볼트다. 이후 호텔이름은 월도프아스토리아로 바뀌었고, 1931년 파크애비뉴로 옮겨 지금의 47층짜리 호텔로 재출범했다.

    1949년 호텔 경영권은 힐튼에 넘어갔다. 이 호텔이 중국 보험회사인 안방보험그룹에 매각됐다는 소식이다. 힐튼이 100년 경영권은 갖는다지만, 안방그룹은 바로 리노베이션에 들어갈 모양이다. 뉴욕의 랜드마크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 궁금하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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