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아람코 등 대규모 공장 건립 잇따라
22억弗 투자유치…2위
○규제 완화가 투자 늘려
울산시는 이 같은 투자 급증에 대해 올 들어 본격화한 규제완화를 꼽았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미포공단 내 녹지공간에 대한 규제완화에 나서 최근 SK가스 합작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APC로부터 1억350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SK가스는 3월 공단 내 10만4000㎡ 부지에 2016년까지 합성수지 기초원료인 프로필렌 생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으나 녹지 보호 규제에 가로막혀 차질을 빚었다.
김 시장은 정부에 건의해 공단 내 공장 건립에 따른 녹지 훼손분만큼 인근에 대체녹지를 조성하도록 규제를 풀고 지난달 사우디 APC의 알 가라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규제완화에 협조를 다한다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로 인해 SK가스는 합작법인을 세운 지 7개월여 만인 오는 15일 기공식을 열고 공장을 착공한다. 김 시장은 “투자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규제완화와 정책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역대 최대’ 해외 투자 유치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는 7월 한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28%를 2조원에 사들여 지분율을 63%까지 끌어올리고 울산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정부와 울산시가 지난해 공장 지을 땅이 없어 8조원 투자를 미뤄온 에쓰오일에 한국석유공사의 울산 석유비축기지 터를 매입해 석유화학공장을 증설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김 시장은 회의 때마다 “규제완화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오류들에 대해 감사에 지적당할 것을 걱정해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행정 조직에 규제 혁파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김 시장은 규제완화 과정에서 생기는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개혁추진단도 신설해 총 162건의 규제를 발굴해 28건을 해결하고 108건은 검토 중, 나머지는 수용 불가 처리했다.
이런 규제완화 노력으로 올 들어 9월 말까지 울산지역의 외국인 투자 유치금액(신고 기준)은 21억9900만달러(15건)로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시(42억1100만달러) 다음으로 많다. 작년 한 해 4600만달러(13건)보다 48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시 관계자는 “역대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를 이끌어낸 2011년 한 해의 6억5600만달러(14건)보다도 세 배 이상 많다”며 “외국인 투자 최대 실적 달성을 내년에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