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10년차 주재원이 본 中 기업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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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베이징에 올 때 중국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서비스 수준이 낮아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얼마 전 베이징을 방문한 한국의 한 고위 공무원이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한 말이다. “중국 기업들이 아직은 허점이 있는 것 같아 안심했다”는 뜻이었다. 그의 말을 뒤집어보면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서 팽배해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 심리를 나타낸 것이다. 중국에 나온 한국 주재원들은 최근 중국 기업의 무서움을 생생하게 절감한다.
국경절 연휴 직전인 지난달 30일 만난 한 주재원 K씨도 같은 얘기를 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10년째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중국 IT 기업들의 경쟁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각국의 특정 분야에서 1, 2등 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중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중국은 어떤 분야든 대략 50개 정도 기업이 각축을 벌이죠. 경쟁의 강도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은 중국 기업들의 잠재력을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과소평가해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K씨는 알리바바의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기념식을 예로 들었다. 당시 뉴욕증권거래소 연단에는 알리바바 측 사람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 중 직함에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처럼 ‘C’자가 들어간 알리바바 고위직은 한 명도 없었다. 마윈 회장도 연단 아래서 박수를 쳤다. 알리바바와 동반성장하는 고객사가 이날 연단의 주역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K씨는 “사소한 것 같지만 마윈이라는 사람이 경영자로서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나온 ‘샤오미(小米) 경계론’도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인 샤오미는 작년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는데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무시했다는 것이다.
K씨는 “한국이 다시 중국의 속국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그의 걱정이 기우에 그치길 바랄 뿐이다.
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얼마 전 베이징을 방문한 한국의 한 고위 공무원이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한 말이다. “중국 기업들이 아직은 허점이 있는 것 같아 안심했다”는 뜻이었다. 그의 말을 뒤집어보면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서 팽배해 있는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 심리를 나타낸 것이다. 중국에 나온 한국 주재원들은 최근 중국 기업의 무서움을 생생하게 절감한다.
국경절 연휴 직전인 지난달 30일 만난 한 주재원 K씨도 같은 얘기를 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10년째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중국 IT 기업들의 경쟁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각국의 특정 분야에서 1, 2등 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중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중국은 어떤 분야든 대략 50개 정도 기업이 각축을 벌이죠. 경쟁의 강도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은 중국 기업들의 잠재력을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과소평가해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K씨는 알리바바의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기념식을 예로 들었다. 당시 뉴욕증권거래소 연단에는 알리바바 측 사람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 중 직함에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처럼 ‘C’자가 들어간 알리바바 고위직은 한 명도 없었다. 마윈 회장도 연단 아래서 박수를 쳤다. 알리바바와 동반성장하는 고객사가 이날 연단의 주역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K씨는 “사소한 것 같지만 마윈이라는 사람이 경영자로서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나온 ‘샤오미(小米) 경계론’도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인 샤오미는 작년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는데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무시했다는 것이다.
K씨는 “한국이 다시 중국의 속국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그의 걱정이 기우에 그치길 바랄 뿐이다.
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