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강국의 반열로 끌어올린 힘의 원천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생명으로 하는 자유주의가 개인의 창발성(創發性), 기업의 혁신을 제도화하는 시장경제와 결합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분출한 것이 우리 경제의 비약적 성장사였다.

한국의 경제계 및 정·관·학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한민국 경제 대도약’을 선언한다. 오는 12일로 50돌을 맞는 한국경제신문 창간 기념식에서다. ‘민주 시장경제의 창달’이라는 사시(社是)를 앞세워 지난 반세기 격동의 역사를 함께 달려온 기념비적 이정표다.

하지만 이를 자축하기에 앞서 수년간 2만달러(1인당 국민소득)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경제적 부진과 정치·사회적 불화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에서의 성공을 장려하고 우대하기보다는 자유 경쟁을 간섭하고 저해하는 정치의 타락은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지속적 성장의 토대이자 글로벌 성공의 결과인 집적과 집중을 해체하려는 반(反)시장적 시도들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 대도약 선언은 국민소득 5만달러 조기 달성 등 충분한 성장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난맥상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길이라는 진단에서 나온 것이다. 안팎에서 도전받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부터 제대로 복원하고 경제적 자유를 확대하라는 명령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축적한 시장의 소중한 자산을 미래 대한민국 번영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은 창간 50돌을 맞아 △저성장 극복 △기업가정신 고양 △정치 개혁 △노동시장 개혁 △법치 확립 등을 5대 선결 과제로 제시한다. 앞으로 다가올 50년도 독자, 국민 여러분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선도적 창조경제를 건설하는 데 일조해나갈 것이다.

조일훈 경제부장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