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5일 오후 3시16분

[마켓인사이트] 한화, 실적우려 싹 걷혔나
한화그룹의 지주회사인 (주)한화가 공모사채를 발행할 때보다 낮은 금리로 1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건설 등 한화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금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한화(신용등급 A0)는 지난 1일 3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3.33%다. 한화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내달 17일 만기가 돌아오는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중 일부를 차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 3.33% 금리는 (주)한화 회사채의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회사채 금리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주)한화 회사채 민평금리는 연 3.42%다. (주)한화가 지난 8월 말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2000억원 규모) 금리는 연 3.70%였다.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사모사채는 수요예측 등 공모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어 간편한 대신 발행금리는 대개 공모사채보다 높게 형성된다. 한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은 “발행사가 원하는 금리를 제시하면서 ‘사고 싶으면 사라’는 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 회사채와 달리 사모사채는 발행 주관사가 ‘원하는 금리를 맞춰 주겠다’며 수요자를 찾은 뒤 발행하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발행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주)한화가 싼 금리로 사모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감소를 꼽고 있다. (주)한화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 기대가 금리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은 해외 사업 손실이 이미 2분기 실적에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손실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