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 "며칠만 좀 쉬겠다"고 했다고 한다.

사퇴 당일 국회 원내대표실에 있던 짐도 의원회관으로 다 옮겼다.

박 전 원내대표는 연휴기간 휴식을 취하면서 홍역치레와도 같았던 원내대표 재임 기간을 반추하며 생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전날에는 트위터에 슈베르트의 어록을 인용, "아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며 아무도 다른 사람의 기쁨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닿아있다고 상상한다. 사실상 그들은 서로를 스쳐지나가고 있을 뿐"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휴지기'가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일부터 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복잡한 당 상황에서 한발짝 비켜선 채 '묵언의 시간'을 이어가되, 국감 등 정기국회 일정은 정상적으로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인사는 "국감이나 지역구 활동 등 국회의원으로서 기본적으로 할 일을 해 가며 차분히 고민하지 않겠는가"라며 "당내 현안과는 거리를 두고 일단 조용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년간 법사위에서 활동했던 그는 이번 국회 후반기에는 초선인 17대 때 4년간 몸담으며 금산분리 등 재벌개혁을 주도했던 기획재정위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이번 국감에서 기재위는 증세 논란 등으로 치열한 전장으로 꼽히고 있어 박 전 원내대표가 '주포'로서 화력을 과시할지 관심을 모은다.

그는 '초이노믹스'로 불려온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기부양책에도 "가짜 경제살리기"라고 날을 세워왔다.

실제 박 전 원내대표는 보좌진에 철저한 국감 준비를 지시했다고 한다.

다만 국감 시작 때부터 바로 나설지 약간의 숨고르기 후 16∼17일 기획재정부 국감을 전후로 합류할지는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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