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이 2일(현지시간) ‘2014 파리모터쇼’에서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자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00(프로젝트명)’의 양산형 콘셉트카 ‘XIV-Adventure’를 소개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이 2일(현지시간) ‘2014 파리모터쇼’에서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자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00(프로젝트명)’의 양산형 콘셉트카 ‘XIV-Adventure’를 소개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Korean can do.’ 쌍용자동차의 베스트셀링 모델 코란도(Korando)는 ‘한국인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영어 문장을 줄여 지은 이름이다.

쌍용차 임직원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코란도’ 주문을 외치며 위기를 헤쳐 나왔다. 옛 쌍용그룹과 대우그룹, 중국 상하이자동차, 인도 마힌드라로 주인이 바뀌었을 때, 그리고 2008년 전체 직원의 30%가 넘는 260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야 했을 때도 그랬다. 쌍용차는 그렇게 숱한 위기를 이겨냈다. 지금도 100여개국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수출하며, SUV에 강한 메이커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유일 사장의 도전 "내년 소형SUV 양산…매년 新車 내놓을 것"
쌍용차의 시작은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다. 많은 곡절이 있었지만, 집념과 피땀으로 살아남았고 올해 환갑을 맞았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2일(현지시간) 파리모터쇼가 열린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3~4년 안에 공장 가동률을 지금의 50%에서 100%로 끌어올린 뒤 새 공장도 짓겠다”고 말했다. 다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경기 평택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15만대 정도다. 생산 가능 규모 25만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이를 어떻게 100%로 올린다는 것일까.

이 사장은 “모든 답은 X-100 안에 있다”고 말했다. X-100은 개발 프로젝트명으로, 쌍용차가 내년 1월 선보일 1600cc급 소형 SUV를 뜻한다. 쌍용차가 2011년 마힌드라를 새 주인으로 맞은 뒤 처음 선보이는 신모델이다. 개발비로만 3000억원 가까이 썼다.

모든 쌍용차 직원이 3년 넘게 기다려온 신차답게 파리모터쇼 현장에서 X-100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이 사장은 “모두가 X-100을 보며 좋아한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내년 1월과 7월에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차례로 양산해 내수와 수출을 합해 연간 12만대 정도씩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장은 “X-100을 시작으로 완전히 새로운 SUV를 매년 한 대씩 내놓겠다”고 했다.

쌍용차의 순항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이 사장은 “여기까지 오는 데 2010년부터 5년 연속 파업 없이 협력해준 노동조합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과 통상임금, 러시아 시장 불안 등 3대 외부 변수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했다.

올 들어 원화 가치는 오르고 수출 시장인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급락하면서 쌍용차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브라질 인도 터키 칠레 등의 화폐 가치는 연초보다 20%가량 떨어져 해당 국가 소비자들은 더 비싸게 쌍용차를 사게 되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쌍용차는 수익성 하락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최대 수출국이었던 러시아 시장이 미국의 경제 제재 등으로 어려운데 통상임금으로 인건비는 오르고 있다.

이 사장은 “통상임금 때문에 임금이 15%가량 상승해 올해 흑자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 같다”며 “하지만 X-100을 통해 잘하고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를 중심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한다면 쌍용차의 미래는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파리=정인설/강현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