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창업자가 명심해야 할 성공 십계명의 첫 번째는 철저한 사전 준비다. 퇴직하자마자 쫓기듯 창업부터 하고 보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사전 준비는 창업에 나서기 전 6개월~1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게 기본이다. 이 기간에 업종 선정, 시장조사, 사업 타당성 검토, 상권 및 입지 분석 등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업종을 고를 때는 안정성을 최우선해야 한다. 업종의 수명 주기가 길고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템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요즘 스몰비어 바람이 분다고 해서 무작정 남들을 따라가서는 쪽박을 차기 십상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모든 것을 챙겨야 하는 개인 독립점포를 내기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창업하는 게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단 제대로 된 우량 가맹본부를 찾는 게 관건이다. 우량 가맹본부를 검증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공개서에는 본사를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가 실려 있다.
창업자금 전략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몰빵’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욕심을 부리지 말고 5000만~1억원 정도의 창업비용이 드는 소규모 자영업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사업 규모를 더 키우면 된다.
퇴직자들은 연말연시를 기해 한꺼번에 나오므로 절친했던 동료 두세 명이 공동으로 창업하는 것도 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점포 운영 전략 중 베이비부머에게 권장할 만한 것은 가족 창업이다. 인건비 절감 외에도 체력적 부담을 덜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패사례1 인테리어 하자로 끊임없이 '수리'

우선 인테리어 하자가 계속 발생해 보수 공사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미리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의 사용량을 체크하지 않고 에어컨과 냉장고, 주방기기를 들여놓은 후 뒤늦게 전기 승압이 되지 않는 지역임을 알게 됐다. 여기에 주방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손님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자 하나둘 발길을 끊었다. 급기야 박씨는 여동생과 여동생 친구가 맡고 있던 주방 인력을 교체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하지만 이 점포는 개업 6개월째인 지금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진단과 조언 공사 前 자재·디자인 꼭 확인을
박 씨의 첫 번째 실수는 인테리어 현장을 철저히 확인하고, 체크하지 않은 점이다. 공사를 하기 전에 어떤 자재를 쓸 것인지 확인하고, 어떤 디자인으로 시공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늘 하자보수 공사가 발생하고, 이는 대금결제 분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박씨는 창업에 필요한 다른 준비를 하느라 공사 현장을 많이 방문하지 않았다. 특히 전기 사용량을 늘리는 전기승압이 가능한지 미리 파악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다.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이유로 초보자인 여동생과 그 친구에게 주방을 전담시킨 것도 실책이다. 손님이 밀려드는 시간에 능숙하게 이를 대처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주방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M사는 “1년에 하나 나오기도 힘든 점포”라고 말했다. 점포 입지가 워낙 좋아 하루 매출 120만~150만원에 월 순익 940만원은 너끈하다고 했다. 김씨는 인테리어비와 시설집기비로 1억1750만원, 보증금 5000만원 등 1억6750만원을 창업비로 썼다. 월세는 470만원(부가세 별도). 점포를 구한 지 4개월 만인 8월 개업했다. 하지만 하루평균 35만원에 불과한 매출은 너무 빈약했다. 누적 적자는 5000만원을 넘어섰다. 김씨는 가맹본부에 다른 가맹점의 매출확인서를 요구했다. 본사에선 대외비라며 알려주지 않았다.
▶▶진단과 조언 가맹사업 조항 꼼꼼히 살펴야
김 씨는 현재 본사와 타협, 저녁시간대에는 스몰비어 형태로 업종을 전환해 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다. 그는 창업상담을 하러 다니다 발견한 ‘한국창업지원센타’를 정부 기관으로 오인했다. 하지만 그 실체는 미분양 상가를 팔아넘기고 신생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연결해주는 민간 업체에 불과했다.
그리고 가맹사업법에 규정된 본사의 의무조항에 대해 아무 지식이 없었다. 직장에 다닐 때는 ‘스마트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창업시장에서는 바보 취급을 받는 베이비부머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생생한 사례다.
실패사례3 車 쌩쌩 달리는 국도변에 곱창집?

메뉴는 돌곱창(돼지소창)으로 정했다. 그가 어렸을 때 고향인 대구에서 즐겨 먹던 음식이란 게 메뉴 선정의 유일한 이유였다. 하지만 돌곱창을 요리해 어떤 상차림으로 내놓을 것인지, 돼지 내장 특유의 냄새를 어떻게 제거할지, 어떻게 육질을 부드럽게 할 것인지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식당 상호도 돌곱창과 전혀 관계없는 ‘삼백’이라고 지었다. 하루에 손님이 삼백명 정도 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현한 상호였다. 하지만 손님은 하루 3~4명이 고작이었다.
▶▶진단과 조언 막국수 같은 간편한 음식이 제격
이 씨의 사례는 전형적인 ‘묻지마 창업’에 속한다. 우선 업종이 국도변이라는 입지 조건에 전혀 맞지 않는다. 시속 70㎞ 정도로 빠르게 달려가는 국도변에 적합한 메뉴는 간단한 식사 아이템이어야 한다. 막국수나 육개장 등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돌곱창은 전형적인 술안주다. 차량 운전자들이 국도로 이동하다가 음식점에 들르는 이유는 술을 마시려는 게 아니고 간단한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상식을 이씨는 몰랐다.
식당 상호도 당연히 한눈에 쏙 들어오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씨는 자신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술안주를 주력 메뉴로 정해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무모함을 저질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