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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KB금융 회장 선임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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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
    [취재수첩] KB금융 회장 선임 '데자뷔'
    1년4개월 만이다. 30일 기자에게 다시 연락해온 전 KB금융그룹 임원 A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날짜를 되짚어보니 그랬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물러나고 새 회장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이번에도 차기 회장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는 지난해 했던 말을 그대로 되뇌었다. 영업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후배들과 관계도 돈독해 차기 회장으로서 자격이 충분하다는 설명이었다.

    국민은행의 한 부장도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누가 유력 후보인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제시한 선임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등을 궁금해했다.

    은근히 특정 후보의 ‘힘’을 자랑하는 경우도 있다. ‘C씨는 유력 정치인과 같은 고향이다’, ‘D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끈이 닿아 있다’ 등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늘어 놓는다.

    특정 인물은 절대 회장이 돼선 안된다는 전화도 종종 온다. ‘인사부에 근무할 때 권한을 남용했다’는 소소한(?) 과거사까지 들춰내며 반대의 뜻을 전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당국 관계자와 회추위원들한테도 비슷한 전화가 쏟아진다고 한다. 정치판의 선거 운동 못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KB금융 안팎의 사람들과 주변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그간 국민은행의 각종 사건·사고, 회장과 행장 간 갈등과 반목 등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명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차기 회장이 들어서면 1채널(국민은행 출신)과 2채널(주택은행 출신) 중 누가 패권을 쥘 것인지에 몰두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작년 상황과 같다.

    KB금융 전·현직 임직원들은 전문성과 조직에 대한 ‘무한 애정’을 지닌 이를 꼭 차기 회장으로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임원은 “권력을 등에 업고 KB금융에 들어온 이들은 다른 권력 때문에 쫓겨나는 일이 허다했다”며 “정치와 관치에 빚이 없는 이가 KB금융을 이끌어야 외풍에 맞서며 조직을 다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치와 관치에 흔들린다면 제2의 ‘KB사태’가 반복될 것이란 말로 들렸다.

    박신영 금융부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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