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근 라이브어스텍 대표가 친환경 페인트 어슬로의 주성분인 방해석, 황토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오상근 라이브어스텍 대표가 친환경 페인트 어슬로의 주성분인 방해석, 황토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페인트를 냄새나는 유해물질이라고 여기는 인식 자체를 바꾸고 싶습니다.”

오상근 라이브어스텍 대표의 말이다. 그는 “천연페인트 ‘어슬로(Earthslow)’는 방해석, 황토석 등을 원료로 만들어 천연 무기질, 미네랄이 주성분이기 때문에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두 시간 만에 완전 건조

오 대표는 “어슬로는 95% 이상 흙으로 만들어서 새집증후군의 원인으로 알려진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1L당 0.03g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환경표지인증 기준인 40g보다 훨씬 적은 양이다. 그는 이어 “아주 작은 구멍으로 된 다공질 구조로 돼 있어 습할 땐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땐 습기를 내뿜어 습도 조절 기능도 있다”고 덧붙였다.

어슬로에는 탈취 기능도 있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얼마 전 학교 등에서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공이 어슬로를 코밑에 발랐는데도 전혀 페인트 냄새가 나지 않아 놀랐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악취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탈취 기능까지 있다”고 말했다.

어슬로는 DIY(do it yourself)에 적합한 제품이다. 그는 “벽지처럼 별도의 시공 기술도 필요 없고, 일반 페인트처럼 바르기 전에 따로 휘젓지 않아도 된다”며 “기온 25도, 습도 65%의 환경이면 두 시간 안에 완전 건조된다”고 강조했다. 곧장 실내 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반 페인트는 완전 건조되기까지 보통 하루 이상 걸린다.

○아토피 잡기 위해 의기투합

오 대표와 홍보를 맡고 있는 김홍겸 이사는 매형·처남 사이다. 제품을 개발한 이찬석 이사는 김 이사의 오랜 친구다.

이들은 자녀들이 새집증후군과 아토피를 앓은 것을 계기로 친환경 페인트 개발에 나섰다. 제품 개발에 7년 이상 걸렸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주성분인 흙이 가라앉는 것을 막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 페인트 개발에 결정적이었다. 이 회사는 팽연토, 벤토나이트 등의 부력을 활용해 흙이 가라앉는 속도를 줄이는 방안과 관련한 특허를 갖고 있다.

오 대표는 “벽지를 제거하지 않고 그 위에 덧칠할 수 있어 접착제의 유해성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어스텍 사무실 자체가 실험실이다. 실크 벽지를 바르고 그 위에 다양한 색의 페인트로 그림도 그렸다. 100㎡ 벽면을 칠할 수 있는 페인트 20㎏에 15만원이다.

○유아용 놀이물감도 개발

이 회사는 천연 페인트 어슬로가 다양한 조색이 가능하고 페인트 특유의 냄새도 없다는 점을 활용해 유아용 놀이물감도 개발했다. 오 대표는 “진흙 뻘과 같은 성분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며 “물처럼 흘러내리는 기존의 놀이물감과 달리 점성이 좋아 아이들 촉감 자극에도 좋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흙 성분이 들어간 천연 비누를 시장에 내놓았다. 오 대표는 “현재 온라인을 통해서 시범 판매하고 있다”며 “구입한 소비자들로부터 지성용 피부에 좋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말했다.

군산=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