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출전자명단 확정…레슬링 윤원철·축구 허은별·박광룡·체조 리세광 가세

북한이 배출한 세계적인 스타들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총출동한다.

11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엄윤철, 김은국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을 지닌 선수들을 포함한 출전자 명단을 확정했다.

엄윤철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역도 56㎏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데다 이 체급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그는 작년 9월 13일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용상 169㎏을 들어 올려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당시 엄윤철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해 역도의 전설로 불린 하릴 무툴루(터키)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그는 무툴루, 나임 슐레이마놀루에 이어 자기 몸무게의 세 배 이상을 들어 올린 전설적인 클럽에도 가입했다.

엄윤철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용상, 합계에서 1위를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그와 함께 플랫폼에 나서는 김은국은 런던 올림픽 남자 62㎏급을 제패한 세계 챔피언이다.

김은국은 당시 합계 327㎏을 들어 세계 신기록을 세운 뒤 아직 그 타이틀을 지키는 현역 최강이다.

런던 올림픽 69㎏급에서 정상에 오른 림정심은 여자 역도 선수단에 포함됐다.

작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여자 75㎏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은주도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레슬링에서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55㎏급에서 챔피언에 등극한 윤원철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윤원철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레슬링의 체급 변경에 따라 59㎏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상위권을 지배하는 탁구에서 혼합복식 최강으로 위세를 떨치는 김혁봉-김정 조도 인천에 모습을 드러낸다.

김혁봉-김정 조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혼합복식 타이틀을 틀어쥔 데 이어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종목의 정상에 올랐다.

'도마의 달인'으로 불리는 한국의 양학선과 같은 난도의 기술을 구사하는 북한의 리세광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도에서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급 챔피언 설경,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은메달리스트 홍국현이 출전한다.

설경은 지난 7월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우승해 기세를 확인했다.

작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여자 48㎏급 우승자 김솔미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축구에서는 북한 선수로는 드물게 유럽 프로축구에서 활동하는 박광룡(바젤)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공격수 박광룡은 현재 한국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수비수 박주호(마인츠)와 작년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여자 축구에서는 작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와 국제종합대회인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북한의 우승을 견인한 김은주, 허은별이 출격한다.

허은별은 한국과의 동아시아선수권대회 1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고 김은주는 그 대회의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북한이 4강에 오르는 데 선봉장으로 나선 스트라이커 라은심도 선수단에 포함됐다.

조영철, 박명원, 김지성 등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부 러닝타깃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명사수들도 명단에 들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부 러닝타깃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조향, 리향심, 박효나도 이번에 금메달을 노린다.

올해 4월 평양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박철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부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까지 줄곧 국가 종합순위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경제위기에 따라 체육 투자가 위축돼 2006년 도하 대회에서 16위,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12위에 머물렀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뒤 체육강국을 건설하겠다며 체육 분야에 파격적으로 지원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 거둘 성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