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폴란드·헝가리에 공급량 줄여…우크라 역수입 난관

우크라이나가 동유럽 국가들로부터 러시아산 가스를 역수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8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에 대한 하루 가스 공급량을 이전보다 1천500만 세제곱미터(㎥)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조치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와 헝가리에 이어 이달 초부터 슬로바키아로부터도 러시아산 가스를 역수입하기 시작했다.

슬로바키아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천연가스를 되사오는 방식이다.

역수입 가격은 1천㎥당 약 360달러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요구하는 직수입 가격(1천㎥당 485달러)보다 훨씬 싸다.

우크라이나가 슬로바키아로부터 역수입하려던 양은 하루 2천700만㎥로 기존 역수입 대상 국가였던 폴란드 공급량의 6배, 헝가리 공급량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슬로바키아로부터의 역수입을 통해 국내 가스 수요의 40% 정도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슬로바키아에 대한 러시아의 공급 축소로 이 같은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슬로바키아가 자국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되팔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폴란드도 9일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경유하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24% 줄어들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역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또 다른 가스 역수입국이었던 헝가리로부터의 도입도 어려워졌다.

러시아가 헝가리에 대한 가스공급가를 1천㎥당 400달러로 전격 인상함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수입하기에 너무 비싸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역수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