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자사고 지정취소 논란] 고교 평준화 이후 40년…수월성 vs 평등성 '끝없는 논쟁'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존폐 둘러싼 쟁점은
    [자사고 지정취소 논란] 고교 평준화 이후 40년…수월성 vs 평등성 '끝없는 논쟁'
    서울시 사학법인들의 모임인 서울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자율형 사립고는 지정취소가 아니라 지속 확대의 대상”이라며 “학교들이 자율성을 회복해 가면서 특성화된 교육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도록 더욱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습능력 제고를 위해 자사고 제도가 만들어진 만큼 이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논지다.

    올해 불거진 자사고 취소 논란은 1974년 고교 평준화 정책 이후 40년간 지속된 ‘수월성(秀越性) 교육’과 ‘평준화 교육’ 간 논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육계는 분석하고 있다. 학생 수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이수토록 해 학력과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수월성 교육과 학교 간 차이를 해소하고 전인교육(全人敎育)을 달성하자는 평준화 교육이 그동안 꾸준히 대립해왔는데,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평준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1974년 고교 입시를 없애고 추첨으로 선발토록 한 고교 평준화 정책이 도입된 이후 평준화 교육이 대세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력이 ‘하향 평준화’되고 사교육이 늘어나는 등 폐해가 부각되면서 수월성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도 커졌다. 이에 따라 1983년 개교한 경기과학고와 1984년 개교한 대원외국어고 등이 1992년 특수목적고로 지정되면서 수월성 교육이 부분적으로 보완됐다. 2002년 포항제철고 등이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되고 학교들이 학생 선발권을 행사하면서 수월성 교육은 조금씩 확대됐다.

    자율형 사립고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 도입된 제도다. 고교 교육을 다양화하고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넓히며 사교육을 줄이자는 취지에서였다. 학교마다 설립 목적에 따른 특성화된 교육을 하도록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줬다. 특목고와 달리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 상위 30~50% 학생 가운데 추첨으로 선발(비평준화지역은 학교가 자체 선발)하도록 해 입시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 기존 자립형 사립고는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뽑는 기존 선발권을 유지한 채 자율형 사립고로 바뀌었다.

    자사고는 현재 전국에서 49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2010년 지정된 25곳이 올해 5년마다 실시되는 평가와 재지정 절차를 밟았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1곳 가운데 민족사관고 등 10곳은 재지정 절차를 쉽게 통과했으며 경기 안산동산고는 진보성향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지정취소를 추진했다가 교육부가 ‘부동의(취소에 동의하지 않음)’하자 재지정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가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끌어모아 일반고를 황폐화시키고 특성화된 교육보다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매달려 사회적 불평등과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사고 찬성론자들은 전국 2300여개 고교 가운데 2.7%에 불과한 자사고 때문에 65%가 넘는 일반고가 황폐해졌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교육계에서는 수월성 교육과 평준화 교육 간 논쟁이 격화되면 될수록 공교육에 대한 불신만 깊어지고 사교육에 대한 의존 경향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공항 의전 그리워서"…김병기 사태에 소환된 '금배지의 맛' [홍민성의 데자뷔]

      "정봉주 전 의원이 국회의원 시절을 가장 그리워하는 이유는 '공항 의전' 때문입니다."최강욱 전 의원이 지난해 한 유튜브 방송에서 남긴 이 한마디가 최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가족을 둘러싼 '공항 의전' 의혹과 맞물리며 다시 조명받고 있다. 당시 최 전 의원은 "제주도 가족 여행을 가는데도 공항이 시끌시끌해지며 의전이 나오는 걸 보며 '아, 국회의원이 이런 게 있었구나'를 처음 느끼신 것"이라며 공항에서 누리는 '금배지의 맛'의 중독성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의원님들은 할 게 없어요"…줄 설 필요 없는 '프리패스'국회의원이 제공받는 공항 의전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촘촘하다. 국토교통부령, 한국공항공사 귀빈실 운영예규 등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항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는 예우 대상이다. 귀빈실은 전국 15개 공항 중 13개 공항(원주·군산 제외)에 47개가 있으며, 매년 20억원 이상의 예산이 운영에 쓰이는 것으로 전해진다.잘 알려져 있는 특권으로는 귀빈실뿐만 아니라 '귀빈 주차장', '전용 통로' 등이 있다. 의원실 얘기를 들어보면 단체가 아닌 개인 단위로 국회의원이 해외 출장을 가는 경우, 보좌진이 미리 공항 귀빈실 측에 사용 신청서를 작성해 낸다고 한다. 이때 차량 번호 등을 기입하는데, 일반 차량은 주차 자리를 찾느라 공항 주변을 배회할 때, 국회의원이 탄 차량은 여객터미널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된 전용 주차 구역에 멈춰 선다. 국회의원은 일반 승객들이 거쳐야 하는 긴 체크인 카운터 대신 의전실 직원(의전 요원)의 안내를 받아 전용 귀빈실로 향한다.진짜 '특권의 맛

    2. 2

      '남돌 학폭' 폭로한 유튜버 "법적 대응? 때린 사람은 기억 못해"

      구독자 263만명을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 나름이 학교폭력(학폭) 피해를 거듭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그룹 Bz-Boys(청공소년) 멤버 최태웅이 이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자 다시금 입장을 밝히며 맞선 것이다.나름은 24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원래 때린 사람은 기억 못 하더라"며 "내가 허위 사실을 이야기했다며 고소하겠으며, 영상을 내리라는 입장문을 썼더라. 난 허위 사실을 말한 적이 없기에 영상은 삭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혹시 내가 성인이 된 후 개명해서 기억하지 못한 거라면 카페 이름은 '경싫모', 시기는 2003년, 당시 난 4학년 7반이었다. 당시 담임선생님, 해당 카페 가입자들, 저희 부모님과 교실에서 공식 면담이 있었고, 그 자리에서 담임선생님이 카페 폐쇄를 지시해서 해당 카페를 실제로 폐쇄됐다"고 주장했다.나름은 "성인이 되자마자 개명한 이유 역시 해당 카페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가해자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어떤 근거로 날 고소한다는 건지 의문이다. 내가 법적으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앞서 나름은 영상을 제작해 "내 안티 카페까지 만들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게 만든 학폭 가해자가 아이돌로 데뷔한 썰"이라면서 "몇 년 전 TV 채널을 돌리다 '프로듀스 101'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내 학폭 가해자 중 한 명이었다"고 주장했다.그는 "초등학생 4학년 때 학폭을 당했었다"면서 "당시 카페가 한창 유행이었는데 내 이름이 나름이면 나름이를 싫어하는 모임, 나싫모를 만들어 매일 매일 내 욕을 적으

    3. 3

      생명공학자 꿈꾸는 김세희 등 '대한민국 인재상' 100명 선정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24일 ‘2025 대한민국 인재상 시상식’을 열어 고등학생·청소년 분과 40명, 대학·청년일반 분과 60명 등 총 100명을 선정·시상했다.국무총리상은 생명공학자를 꿈꾸는 김세희 학생(충남과학고 3학년·사진)이 수상했다. 조류 충돌 문제개선을 위해 자외선으로 조류 인식률을 높이는 방안을 규명하는 등 다양한 탐구 활동을 수행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1세에 딥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한 선종엽 씨(포스텍)와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기술을 연구한 김태훈 씨(인프메딕스) 등은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박종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