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에 적응 못하던 사원이 사장 결재를 하루만에 받아낼 기획서를 낼 줄이야…"

삼성그룹에서 '인사통'으로 꼽히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열정락서 강단에 올랐다.

원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 인사팀에 입사해 인사담당 팀장, 상무, 전무, 부사장까지 지내고 지난해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처음에는 외국 여기저기를 누비는 '상사맨'을 꿈꾸며 삼성그룹에 지원했으나, 막상 배치받은 곳은 삼성전자 인사팀이었다.

회사를 원망도 해보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원 사장은 그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던 중 "회사는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으니 이왕 하는 것을 제대로 해보고 그만두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 혼자 나와 업무를 공부하다보니, 기존 인사제도의 문제점이 원 사장의 눈에 띄었다.

대학에서 배운 통계학 지식을 활용해 원 사장은 승진제도 개선안을 기획했고, 그 기획안을 제출한 지 하루만에 사장 결재를 받는 일이 일어났다.

그렇게 원 사장은 '인사 업무 잘하는 사람'으로 숨겨진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때 원 사장은 겨우 2년차 사원이었다.

원 사장은 "긍정적으로 사고방식을 바꾸니 열정이 더해져 더 노력하고 연구하게 되었고, 재능을 겸비한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 사장이 꼽은 CEO 성공 방정식은 '긍정×열정×재능'이다.

'나는 어떤 사고방식의 소유자인가?', '나는 무언가에 정말 미쳐본 적이 있는가?', '나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원 사장은 제안했다.

원 사장은 이날좌석을 가득 채운 대학생 3천여명에게 '홀가분 물병'을 선물했다.

긍정, 열정, 재능의 에너지를 채워 '생명수'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다.

로봇공학자인 데니스 홍 UCLA 교수와 개그맨 박명수도 이날 강연자로 나섰다.

홍 교수는 어린 시절 영화 '스타워즈'를 보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워 온 이야기를 소개하며 "꿈을 따라가라"고 조언했다.

박명수는 힘들고 어렵기만 했던 어린시절의 절실함이 있었기에 오늘의 위치에 올랐다며 "불친절한 인생에 절실함으로 맞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