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습격한 메뚜기떼는 '풀무치'
전남 해남군 산이면 들녘에 떼 지어 출몰한 곤충은 메뚜깃과의 일종인 ‘풀무치류’(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풀무치가 이번처럼 수억마리씩 집단으로 발생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된 것이 없어 이상기후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남군은 산이면 덕례리에 나타나 수확기를 앞둔 벼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은 곤충은 ‘풀무치 약충(어린 곤충)’이란 결과를 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31일 발표했다.

풀무치는 보통 4.5~6㎝ 크기로 가끔 7㎝ 넘는 개체가 발견되기도 한다. 해남의 풀무치떼는 0.5~4㎝ 정도로 성충이 되기 직전 단계의 약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군은 풀무치떼의 정확한 종과 유입경로 등을 밝혀내기 위해 1일 농업기술원, 농촌진흥원과 함께 덕례리 일원에서 역학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풀무치떼의 습격으로 해남에서는 14㏊에 걸친 기장과 수수의 친환경 유기농단지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특히 덕례리 나모씨의 기장밭 1필지는 풀무치떼가 모두 갉아먹어 트랙터로 아예 갈아엎기도 했다. 해남군은 5㏊ 정도가 풀무치떼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해남군은 지금까지 농도를 높인 친환경 살충제를 두 차례에 걸쳐 광범위하게 살포한 끝에 31일 현재 95%가량을 방제했다고 발표했다.

해남=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