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의 재산목록 1호 '은퇴 대비용 신탁펀드'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돈을 어떻게 운용할까.

28일(현지시간) 미국 공직자윤리국(OGE)이 공개한 Fed 이사 및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의 재산내역에 따르면 옐런 의장과 그의 남편인 조지 애컬로프 UC버클리 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2013년 말 현재 총 보유자산은 530만~141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말의 480만~1320만달러에 비해 적어도 8%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AP통신이 분석했다. Fed 고위직은 재산신고를 할 때 구체적인 금액이 아니라 범위로 표시하고 있다.

옐런 의장의 재산목록 1호는 은퇴대비 신탁펀드(100만~500만달러)였다. 이 외에도 여윳돈을 뮤추얼펀드 하이일드채권펀드 개별종목 등 다양하게 분산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기업인 코노코필립, 제약회사 화이자, 방산업체 레이시온, 건축자재업체 홈디포, 화학업체 듀폰, 케이블업체 다이렉트TV, 영화업체 21세기폭스 등의 주식에 각각 1000~1만5000달러가량 투자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충실히 따른 것이다. Fed 직원은 미국 은행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없지만 비은행 종목은 가능하다. 옐런 의장이 뱅가드의 하이일드회사채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옐런 의장이 고위험-고수익 투자처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옐런 의장은 1만5000~5만달러어치의 우표를 갖고 있다고 신고해 우표 수집광임이 드러났다.

Fed 이사들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도 주식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롬 파월 Fed 이사는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에 150만달러를 새로 투자했다고 신고했다. S&P500지수가 지난해 30% 오른 점을 고려하면 성공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아디다스 알리안츠 UBS 등 개별주식을 사고팔았다고 신고했다.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파트너 출신인 파월 이사는 1550만~3630만달러의 재산을 신고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애플 나이키 메리어트호텔 타깃 등의 개별 주식을 각각 2만5000~5만달러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애플 코치 인텔 등의 주식을 매입하고 브리스톨마이어스 시스코시스템스 등을 처분했다고 신고했다.

농지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른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온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보유 중인 미주리주 농장 지분 50%를 처분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