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나눔 실천자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나눔 관련 동영상을 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나눔 실천자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나눔 관련 동영상을 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고국을 떠나 한국 판자촌에서 42년 동안 의료봉사를 펼친 ‘시흥동 슈바이처’와 세월호 침몰 사고를 비롯해 각종 재해현장에서 구조봉사활동을 한 민간잠수사, 방송 출연료를 기부한 아역배우 등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이들이 29일 한자리에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나눔 실천자’ 34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 희망과 행복을 만들고 계신 분들”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날 모인 34명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와 봉사를 실천해 왔다. 배현정(벨기에명 마리헬렌 브라쇠르) 전진상의원 원장은 1972년 고국인 벨기에에서 혈혈단신으로 한국으로 건너와 42년간 40여만명의 환자를 돌본 인물이다. 특히 서울 시흥동 판자촌에 무료 진료소를 설립하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방문 진료를 해 ‘시흥동의 푸른눈 슈바이처’라는 별명이 붙었다.

유계열 씨는 민간잠수사로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1993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1995년), 아이티 대지진(2010년), 강원도 폭설(2014년) 등 수많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한 인물이다. 해군 특수부대 출신이며 국제구호단체 ‘휴먼 인 러브’의 재난긴급구조단장도 맡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때도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는 사고 발생 다음날 팽목항으로 달려가 가이드라인 설치와 에어포켓 공기 주입, 실종자 수색 등에 참여했다.

김준호 동서울대 교수는 불우이웃을 위해 음식값을 기부하는 ‘미리내 운동’을 기획한 인물이다. 미리내 운동은 미리내 가게에서 식사를 한 뒤 본인의 밥값과 함께 다음에 그 식당을 찾을 불우이웃을 위한 밥값을 미리 내는 방식의 기부활동이다. 현재 전국에 약 150개의 미리내 가게가 있다.

한미덕 돌곶이학교 교장은 2000년부터 지역 다문화 여성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2007년부터는 한국어 및 문화체험 교실도 열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최정식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헌혈을 시작해 1993년에 신장을, 2003년에는 간 일부를 기증했다. 2005년에는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장능인 미담장학회 대표는 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교육 재능기부 활동을 했다.

기부에 앞장선 연예인들도 함께했다. 야구선수 홍성흔 씨의 딸이자 아역배우인 홍화리 양은 방송 출연료와 모델출연료를 기부했고, 배우 변정수 씨는 책을 써서 받을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배우 고아라 씨는 굿네이버스 홍보대사로 아프리카 르완다를 방문, 봉사활동을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