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앞둔 삼성SDS 장외시장 거래가격이 30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5월 삼성SDS의 연내 상장이 발표된 이후 약 2배가 오른 것이다.

삼성SDS는 28일 현재 K-OTC에서 29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체결 가격이 최고 30만1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인 K-OTC가 지난 25일 개장한 이후 삼성SDS는 단순 순자산가치로 산정된 최초 기준가인 4만7550원 대비 최고 533%나 급등했다.

기존 장외시장에서 26만원 내외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해봐도 나흘 사이 15%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주당 30만원으로 산정한다면 현재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23조2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10위인 SK텔레콤(22조7700억원)보다도 높으며, 기아차(24조원) 바로 아래다.

삼성SDS가 지난 5월8일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이후, 당시 비상장주식 장외거래에서 15만원 수준에 거래되던 삼성SDS 주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삼성SDS 장외가격이 급등하면서 공모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장외가격이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나온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SDS의 적정가격을 10만~20만원 수준으로 추정했지만 이미 거래되고 있는 가격은 이를 훌쩍 뛰어넘은 상황.

동종 업계 상장종목으로 꼽히는 SK C&C의 주가가 올 들어 70% 치솟기는 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36배, 올해 예상 28배 정도다. 이에 비해 삼성SDS는 최근 장외가격을 고려하면 PER 60배에 달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SK C&C와 삼성SDS의 사업영역이나 지배구조에서 다른 점이 많아 일대일 비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30만원이라는 가격은 다른 업체와 비교해봤을 때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합리적인 적정가격 산정이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주 기업공개(IPO) 추세를 봤을 때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펀드 매니저는 "쿠쿠전자의 경우 당초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공모가 밴드를 초과한 12만원 수준까지 가격이 올라갔지만, 결국 공모가는 밴드 상단인 10만4000원에 결정됐다"며 "최근 시장 분위기상 공모가가 높게 산정돼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감독당국의 눈치를 봐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상장됐던 삼성생명 공모가의 고평가 논란도 부담이다. 삼성생명은 상장 이래 공모가인 11만원을 넘어선 경우가 손에 꼽는다. 삼성생명은 상장 직전 장외시장에서 공모가를 넘어서는 13만원대에 거래됐었다.

삼성SDS는 지난 25일 한국거래소에 주권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심사청구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