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기아자동차가 27일 오전(현지시간) 멕시코공장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성장 전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아차, 멕시코공장 건설 확정 … 글로벌 양적 성장 탄력받는다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기지를 세우고 있는 멕시코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해외 판매 확대 전략에 속도를 붙이면 르노-닛산을 제치고 세계 4위 자동차 메이커로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기아차는 멕시코 신공장이 다음달 착공에 들어가 2016년부터 소형차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지 공장은 멕시코 북부인 몬테레이 인근 페스케리아 지역 151만 평 부지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연산 30만 대 규모로 건설한다.

기아차가 멕시코 공장 건설에 적극 나선 이유는 다양한 이점이 많아서다. 무엇보다 북미와 중남미 지역으로 수출하기 유리한 점이 작용했다. 입지 조건과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공장이 들어설 부지는 미국 남부 텍사스와 200㎞ 떨어진 곳에 인접해 있다. 인건비는 미국의 20~30%에 불과하다. 생산기지 인프라도 미국 시장에 뒤지지 않는다. 도요타, 폭스바겐, GM 등 경쟁 업체들이 생산기지로 많이 진출한 곳이다.

북미 시장의 공급 부족 해소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현재 3교대 근무로 가동되지만 공급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산 30만 대 규모의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100%를 넘어섰다. 멕시코 공장은 현대·기아차의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의 주문량 보완이 불가피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멕시코 시장은 수입산 자동차에 20% 관세가 붙는 반면 현지 생산분의 10%는 무관세" 라며 "기아차는 그동안 멕시코에서 차 판매를 거의 하지 못했는데 연간 30만 대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면 3만대는 무관세 판매가 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지 생산 제품은 브랜드 인지 효과에 좋고 통상 마찰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1억2000만 명인 멕시코는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가 110만 대에 달한다.

수출 관세가 높은 브라질의 기아차 판매량도 늘릴 수 있다. 브라질 공장을 갖춘 현대차가 지난해 연간 21만 대를 판매한 반면 기아차는 2만 대를 팔아 전년보다 감소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추진중인 중국 4공장 건설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아차 신공장이 양적 성장 전략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장은 "멕시코 공장 건설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략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며 "장기적으로 판매 격차가 많지 않는 르노-닛산을 제치고 4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