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처럼 종이접기를 國技로 알리고 싶어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40여년 '종이 사랑'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
종이접기에 수학·과학 원리 응축
집중력 키우고 치매 예방 등 효과
필리핀 등에 종이접기 민간외교
종이접기에 수학·과학 원리 응축
집중력 키우고 치매 예방 등 효과
필리핀 등에 종이접기 민간외교
“한국 사람들 야외에서 고깔모자 접어 쓰고, 찜질방에서 수건 접어서 토끼머리 하잖아요. 한국 문화에는 ‘접기’가 녹아있어요. 종이접기는 세계에 알릴 만한 우수한 우리 고유문화입니다.”
노영혜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 이사장(사진)의 말이다. 노 이사장은 최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브리지스 콘퍼런스’에서 재단 소속 작가들이 만든 다양한 종이 예술품을 선보여 해외 수학자 등으로부터 호평받았다. 특히 정사각형 종이 한 장으로 만든 극도로 세밀한 문양의 모자이크 세공품(테설레이션)이 주목받았다. 이 행사는 ‘수학·과학자, 건축·공연예술가 만남의 장’을 내걸고 노 이사장이 2010년부터 ‘과학 전도사’ 이상희 전 과천과학관장과 함께 유치해 아시아권에서 처음 연 행사다.
노 이사장은 “종이접기는 수학, 특히 기하학과 직결되며 많은 교육 및 이론 검증에 사용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구기종목인 ‘세팍타크로’ 공 만들기로 다면체 원리를 어린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종이접기는 집중력과 창조감각을 키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치매 예방, 정서 함양 등 긍정적 효과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1972년 색종이 등 학용품업체 ‘종이나라’를 만든 이후 줄곧 이 분야에 몸담았다. 1989년 종이접기협회, 1991년 한국종이문화원을 열었고 2005년에는 종이문화재단을 세웠다. 종이조형아트, 클레이아트, 수학종이접기 지도사 등 수십개 자격증과 함께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외 150개 지부도 두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그동안 그가 길러낸 종이 관련 자격증 보유자는 25만명에 이른다. 방과후학교, 문화센터 등 작은 사무실 형태로 운영하는 각종 교육원만 국내에 500여개다. 노 이사장이 40여년간 시나브로 만들어온 성과다.
“한국처럼 종이를 사랑하는 민족이 세계에 없어요. 창문 벽 천장 장판 수의까지. 평생 종이를 쓰고 종이를 밟고 살다 종이에 싸여 하늘로 돌아가잖아요. 종이는 차분함, 정신, 문명, 지혜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점점 이런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노 이사장은 특히 우리의 종이접기 문화가 일본의 종이접기(오리가미)보다 유서가 깊다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지난 4월 필리핀 일로일로시에서 ‘제1회 대한민국 종이접기 세계화 한마당’을 열었다. 5일 동안 이어진 종이접기 대축제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가족 등 현지 주민·학교 교사 100여명은 내내 ‘경이롭다’를 연발하며 즐거워했다고 노 이사장은 전했다. 그는 필리핀 나라꽃인 말리꽃을 종이로 접어 현지 관계자 등에게 전달하고 참전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등 민간외교도 펼쳤다. 몽골 러시아 미국 워싱턴DC 등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앞으로 6·25 참전국 모두를 대상으로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노 이사장은 “종주국으로서 우리가 세계에 퍼뜨린 태권도와 같이 종이접기를 ‘한국 대표 수공예 문화’로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노영혜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 이사장(사진)의 말이다. 노 이사장은 최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브리지스 콘퍼런스’에서 재단 소속 작가들이 만든 다양한 종이 예술품을 선보여 해외 수학자 등으로부터 호평받았다. 특히 정사각형 종이 한 장으로 만든 극도로 세밀한 문양의 모자이크 세공품(테설레이션)이 주목받았다. 이 행사는 ‘수학·과학자, 건축·공연예술가 만남의 장’을 내걸고 노 이사장이 2010년부터 ‘과학 전도사’ 이상희 전 과천과학관장과 함께 유치해 아시아권에서 처음 연 행사다.
노 이사장은 “종이접기는 수학, 특히 기하학과 직결되며 많은 교육 및 이론 검증에 사용되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구기종목인 ‘세팍타크로’ 공 만들기로 다면체 원리를 어린 학생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종이접기는 집중력과 창조감각을 키우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치매 예방, 정서 함양 등 긍정적 효과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1972년 색종이 등 학용품업체 ‘종이나라’를 만든 이후 줄곧 이 분야에 몸담았다. 1989년 종이접기협회, 1991년 한국종이문화원을 열었고 2005년에는 종이문화재단을 세웠다. 종이조형아트, 클레이아트, 수학종이접기 지도사 등 수십개 자격증과 함께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외 150개 지부도 두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그동안 그가 길러낸 종이 관련 자격증 보유자는 25만명에 이른다. 방과후학교, 문화센터 등 작은 사무실 형태로 운영하는 각종 교육원만 국내에 500여개다. 노 이사장이 40여년간 시나브로 만들어온 성과다.
“한국처럼 종이를 사랑하는 민족이 세계에 없어요. 창문 벽 천장 장판 수의까지. 평생 종이를 쓰고 종이를 밟고 살다 종이에 싸여 하늘로 돌아가잖아요. 종이는 차분함, 정신, 문명, 지혜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점점 이런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노 이사장은 특히 우리의 종이접기 문화가 일본의 종이접기(오리가미)보다 유서가 깊다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지난 4월 필리핀 일로일로시에서 ‘제1회 대한민국 종이접기 세계화 한마당’을 열었다. 5일 동안 이어진 종이접기 대축제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가족 등 현지 주민·학교 교사 100여명은 내내 ‘경이롭다’를 연발하며 즐거워했다고 노 이사장은 전했다. 그는 필리핀 나라꽃인 말리꽃을 종이로 접어 현지 관계자 등에게 전달하고 참전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등 민간외교도 펼쳤다. 몽골 러시아 미국 워싱턴DC 등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앞으로 6·25 참전국 모두를 대상으로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노 이사장은 “종주국으로서 우리가 세계에 퍼뜨린 태권도와 같이 종이접기를 ‘한국 대표 수공예 문화’로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