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엔진공급업체 선정 위해 선제적 대책 내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한국법인 GE코리아는 군 당국이 2023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의 엔진 공급업체로 선정되면 국내 항공·방위산업 발전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GE코리아 강성욱 총괄 사장은 21일 열린 '2014년 하반기 사업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KF-X 사업 추진이 최종 결정되면 항공기엔진 기술 협력과 국산화를 더욱 확대하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수출까지 일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전투기의 엔진 공급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서 '선물 보따리'를 공개한 셈이다.

GE코리아는 KF-X 엔진 공급업체로 선정되면 엔진 기술의 협력 수준을 통상 50% 수준인 국산화율 요구 조건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국내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 업체는 앞서 최초의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용 F404엔진을 한국에서 조립·생산했고 이지스 함정용 LM2500 엔진과 수리온 한국형 기동헬기용 T700-701K 엔진 등 주요 제품의 제조 라인을 국내 이전했다.

또 국내 기업으로부터 7억4천500만 달러 상당의 부품과 구성품을 구매해 이들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는 한편 1천3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이어 전 세계 160여개국, 30만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KF-X를 비롯한 국산 항공기·선박의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GE코리아는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호위함을 태국으로 수출하는 프로젝트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국산 항공기 T/FA-50을 필리핀·인도네시아·이라크로 수출하는 프로젝트에 엔진 기술과 수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미국 수출의 문을 두드리는 국산 항공기 T-50(골든 이글)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륜 방위사업 총괄 상무는 "미국 정부가 아직 제안 요청서를 내지 않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T/FA-50을 동남아에 수출할 때 GE 현지 조직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를 했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협력해 GE의 리더십 개발 교육 자산을 활용한 국군 장교·부사관·일반 장병용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과의 협업을 강화함으로써 GE가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는 수출 확대를 꼽았다.

정 상무는 동남아·이라크 수출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국은 미국이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국가들에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또 국내 업체들의 생산 노하우와 신속한 대응력이 GE의 기술력과 결합하면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GE는 국내에서 군용 전투기·헬기·함정 등 600대에 엔진 1천300기를 공급했고, 민간항공기는 280여대가 GE 엔진 400여기를 사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군용 2만5천기, 민간용 3만3천기 등 5만8천기의 엔진을 공급했다.

강 사장은 "한국은 1970∼80년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대기업의 참여로 조선해양산업 1등 국가로 도약했다"면서 "항공산업이 미래 성장축이 되려면 이번에도 정부가 견인차 구실을 해야 하고, KF-X 사업이 그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