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윤장현 시장의 주요 공약인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지하 4~9m 사이의 낮은 깊이에 전철을 건설하기로 정부 승인까지 받았지만 노면전철이나 고가전철 등 대안도 검토 중이다. 사업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시민들은 “정부 승인을 다시 받으려면 6년가량 늦춰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취임 50여일을 맞은 민선 6기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이 무리한 공약에 발목이 잡혀 전전긍긍하고 있다. 상당수 광역지자체장은 재원이 공약을 이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주요 공약의 포기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공약 보류·재검토설 ‘솔솔’
경기도는 남경필 지사 공약인 도민은행 및 도립대학 설립을 재원 부족, 금융권 반대 등을 이유로 사실상 보류했다. 이낙연 전남지사의 공약인 농어촌지역 버스 완전공영제와 동부권 제2청사 건립도 재원 부족 등으로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대전시 대구시 등 상당수 지자체에서도 주요 공약 이행을 놓고 벌써 지자체와 주민 사이에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한 광역지자체 기획관리실장은 “세수는 제자리인데 무상급식 등 중앙 정부와 공동으로 예산을 부담하는 사업은 늘어 공약을 이행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주요 공약이 무산될 조짐을 보이자 주민들은 ‘선거 때 한 약속을 지키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사는 김모씨는 “순천에 전남도 동부출장소가 있어 제2청사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다”며 “전남도가 2청사를 두지 않고 환경 관련 업무는 넘겨 단속 우려만 커졌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대구 미술계는 현대미술의 거장인 이우환 화백을 기리는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 미술관’ 건립사업에 대한 재검토설이 나오자 ‘공약 이행’을 요구하며 대구시를 압박하고 있다.
○“정치 행보 발목 잡힐라” 신중
지자체장들이 주요 선거공약 이행 로드맵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공약 이행 방안을 마련한 곳은 지자체장이 재선에 성공한 서울시와 충남도, 경남도 등 세 곳뿐이다.
공약 실천 방안 확정이 늦어지고 있는 지자체들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약실천위원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실천이 어려운 공약을 골라내고, 주민들이 원하는 공약을 우선순위에 올리면서 현실성 없는 일부 공약을 포기하는 데 따른 불만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민 기대치 너무 높아 문제”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등은 초선 지자체장임에도 정치적 영향력이 큰 중진 정치인들이다.
주민들은 정부가 홀대하기 힘들고 중앙 정치무대에서 통하는 지자체장을 뽑은 만큼 대부분 공약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자체장들은 실제 집행하는 공약 수를 줄여 이행률을 높이는 형태로 자신의 성적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한 광역시 행정부시장은 “재정 여건 등에 비춰 모든 공약을 실행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상대 후보와의 선거전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은 이해관계가 크게 얽혀 있어서 공약 이행을 둘러싼 후폭풍도 불어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자신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대해 "의례적인 답장"이라고 17일 밝혔다.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누구라도 카톡 오면 의례적인 답장을 하는 게 통례인데, 민주당에서 공개한 그게 무슨 죄가 되냐"며 "내가 '명태균을 모른다'고 한 일이 없다. '알지만 그런 사기꾼은 곁에 둔 일이 없다'고 했다"고 썼다.홍 시장은 "내가 먼저 보낸 것도 아니고, 그렇게 뜸 들이다가 겨우 찾아낸 게 그거냐"며 "그거밖에 없나. 계속 공개해봐라. 지난번에는 공식 석상에서 인사말 한 걸 시비 걸더니, 그렇게 하면 이재명은 백번도 더 처벌받았을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내가 명태균과 범죄 작당을 한 일이 있다면 정계 은퇴한다고 했다"며 "시비 걸 게 없으니 어이가 없다. 양아치 밑에서 정치하느라 고생 많다. 민주당 국회의원들 수준하고는 쯧쯧"이라고 덧붙였다.앞서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과 명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2월 5일 명씨가 홍 시장에게 '생신 축하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홍 시장은 '땡큐'라고 답했다.또 진상조사단은 2023년 7월 10일에는 명씨가 '무덥고 습한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라고 보낸 메시지에 홍 시장이 '명 사장 요즘 어떻게 지내나'라고 안부를 묻고, 명 씨는 '건강 잘 챙기세요'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이에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명씨 변호인이 명씨와 나눈 메시지 등을 공개한 데 대해 "명태균과 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핵무기는 아니지만 핵 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 전 대표는 17일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한 다음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원인에 대해 야당에서 여권의 자체 핵무장론 주장을 원인으로 꼽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당 의원들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하는 허장성세를 보였다"며 "이런 상황 등이 결국 민감 국가 지정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한 전 대표는 "제가 주장한 건 일본과 같이 농축, 재처리 기술을 확보해서 핵무장 직전까지인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건 허장성세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고 국민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 대표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이어 "핵무장 자체를 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그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국제 제재를 갖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의 민감 국가 지정과 관련해 "독립된 주권 국가의 정치인이 거기에 일희일비하는 건 맞지 않다"며 "특히 그렇게 '누가 잘했다, 못했다'고 국내에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은 태도다. 이 대표처럼 지금 와서 누구 책임이라 할 건 전혀 아니다"고 짚었다.진우 스님은 약 45분 동안의 면담에서 한 전 대표에게 "사실 민감한 시기에 이렇게 오셔서 당의 대표를 맡았던 분이시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런 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근접한 당사자일 수 있고 거기서 크게 자유롭지는 못하다"라며 "국민들께서 불편하지 않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명 작가이자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와 마주 앉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오는 22일 오후 6시부터 90분 간 국회 사랑재에서 유발 하라리 전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와 인공지능(AI)과 휴머니즘 관련 대화를 나눈다고 17일 밝혔다. 이 대표와 하라리 전 교수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 화상으로 대담을 한 바 있다. 당시 주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제 질서, 공동체, 기본소득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대담은 이 대표가 관심을 보이는 AI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화상이었던 지난 대담과는 달리 대면으로 만날뿐 아니라 국내 이공계 출신 석·박사 및 연구원 등 30여명 함께 나온다. 민주당 국제위원장인 강선우 의원이 기획 총괄한 대담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하라리 교수는 무비용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이 대표는 대담에서 하라리 전 교수에게 ‘AI가 노동시장에 가져올 변화’와 그러면서도 ‘인간 고유의 기술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사회’ 모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하라리 전 교수의 입장도 들어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AI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회에 점점 적용되면서 인간 외의 생산요소를 고려한 새로운 과세 정책이 필요할 지에 대한 토론도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하라리 전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책 ‘넥서스’에서 AI의 위험성을 경고함과 동시에 강력한 자정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은 AI가 아니라 AI를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