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파른 수익률 곡선을 그리면서 비상하는 ‘알짜’ 테마펀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주, SK·LG그룹주, 남북통일 테마에 투자한 펀드들이 연초 이후 8~33% 수익을 거두면서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70개 테마펀드(국내주식형 대상)는 올 들어 -0.96%의 평균 수익률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주식형펀드 전체가 2.3%의 평균 수익률을 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준이다. 테마펀드는 특정 주식군을 집중적으로 담기 때문에 테마에 따라 개별 펀드 간 수익률 격차(올해 45.8%포인트)가 큰 편이다.
우선株, 통일 수혜株, SK·LG그룹株…잘 나가는 테마펀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테마펀드는 ‘신영밸류우선주자A’다. 연초 이후 수익률만 33.95%에 이른다.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우선주로 담는 펀드로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주요 편입 종목(5월 말 포트폴리오 기준)인 LG전자우(67.74%), 아모레퍼시픽우(146.79%), CJ제일제당우(113.83%) 등 주요 우선주들이 급등하면서 펀드 수익이 크게 뛰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올 들어 우선주들이 급등하면서 과거 70% 가까이 벌어졌던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현재 30% 수준까지 좁혀졌다”며 “일부 우선주들을 차익실현한 뒤 50% 정도 괴리율이 벌어져 있는 금융우선주로 종목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향후 수익률 곡선은 완만해질 수 있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에 초점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주펀드에 이어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1A1’(10.18%),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1A’(8.05%) 등 일부 그룹주펀드들도 올 들어 뜀박질했다. 펀드가 담고 있는 주요 SK그룹주인 SK C&C(50.74%) SK하이닉스(19.29%) SKC(14.40%) 등과 LG그룹주인 LG전자(14.54%) LG이노텍(70.85%) LG하우시스(37.46%) 등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14~70%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가파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김효찬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매니저는 “과거 장기간 소외받았던 LG그룹 계열사들이 올 들어 주요 기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반등했다”며 “LG그룹주플러스펀드는 다른 그룹주펀드 대비 정보기술(IT), 소재, 내구소비재 등 업종별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하반기 정부 경기부양책과 글로벌 유동성 효과로 다른 계열사로 실적 개선세가 확대되고 있어 펀드 성과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 3월 설정된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는 6개월도 안돼 10.70%의 수익을 거뒀다.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통일 수혜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한솔제지, 조선선재, KB금융, 한국가스공사, 기아차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전문가들은 “테마펀드는 시황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과거 수익률에 의존하기보다는 시장 전망을 꼼꼼히 따져본 뒤 일부 대안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