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증시를 움직일 최대 변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미국 증시의 부담으로 작용했던 지정학적 불안감이 재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간 무력충돌 소식이 들려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국경을 넘어 자국 영토로 넘어 온 러시아 군용차량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발표를 부인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커진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트럭 280여대를 보냈다. 러시아 측은 트럭에 인도주의 지원품을 실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해당 차량의 국경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와 이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 미국의 이라크 공급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졌다"며 "이러한 지정학적 우려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와 21~23일 잭슨홀 연례회의도 미국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변수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기대와 달리 FOMC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관련 논란이 확인되거나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경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 주간 단위로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2%, 2.2% 뛰었다.

스탠리 피셔 미국 중앙은행(Fed) 부의장이 글로벌 경제 회복세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한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피셔 부의장은 지난 1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스웨덴 재무부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의) 고용 인력, 자본 투자, 생산성 등에서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주요 선진국 경제 회복세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피셔 부의장의 언급으로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