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車 여덟번 세우고 아이들 쓰다듬어…5만 신자들 "비바 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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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대전월드컵경기장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
새벽 4시부터 입장한 신자들, 흰 손수건 흔들며 파도타기
25년 전 花童이 반주 맡아
새벽 4시부터 입장한 신자들, 흰 손수건 흔들며 파도타기
25년 전 花童이 반주 맡아
15일 오전 6시30분께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 앞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보려는 천주교 신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교황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2시간가량 이곳에서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성모승천 대축일은 마리아가 일생을 마친 뒤 하느님에 의해 하늘나라로 들어 올려진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성모마리아 대축일(1월1일), 부활절(춘분 뒤의 첫 보름달 다음에 오는 일요일), 성탄절(12월25일)과 함께 가톨릭 교회의 4대 축일로 꼽힌다. 교황은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대전교구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번 미사를 열었다.
○헬기 대신 KTX 타고 도착
교황은 당초 미사를 위해 서울에서 대전까지 헬기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KTX를 탔다.
오전 4시부터 경기장에 입장한 신자들은 8시 무렵이 되자 교황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제단 바로 뒤쪽을 제외한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김창옥 대전MBC 사장과 문지애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축하공연이 열렸다. 가수 인순이 씨가 ‘친구여’와 ‘거위의 꿈’을 불렀고, 성악가 조수미 씨는 ‘넬라 판타지아’와 ‘아베 마리아’를 열창했다.
10시20분께 경기장에 도착한 교황의 모습이 대형 전광판에 나타나자 5만명의 신자는 모두 일어나 교황의 얼굴이 그려진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유흥식 대전교구 주교와 함께 하얀색 싼타페 퍼레이드카에 올라 탄 교황은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신자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고, 어린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모두 여덟 번 차를 멈춰세운 것도 아이들 때문이었다.
○교황,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
퍼레이드카가 경기장에 들어와 멀리 교황의 모습이 보이자 신도들은 손수건을 흔들며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외쳤다. 북쪽 좌석에서 시작한 파도타기가 이어졌다.
미사가 시작되자 뜨거웠던 분위기는 엄숙하게 바뀌었다. 교황과 사제단은 중앙 통로로 입장한 뒤 이번 교황 방한의 주제인 ‘일어나라 비추어라’를 상징하는 푸른색 제단에 올랐다. 습하고 흐린 날씨였지만 미사에 참석한 누구 하나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순서에 맞춰 기도문을 외우고 찬송했다.
교황은 대중연설의 하나인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와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며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모든 한국 사람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됐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하기 바란다”고 했다.
○교황과의 특별한 인연도
이날 미사에선 교황과의 특별한 인연을 간직한 인물들도 눈에 띄었다. 오르간을 반주한 오주현 씨(36)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9년 방한했을 때 교황에게 환영 꽃다발을 건넸던 11세의 화동(花童)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세 번째인 사람도 있었다.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영세자인 이승훈의 8대 외손녀 김헬렌 씨(22)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지난 14일 오후 교황이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연 개인 미사에 초창받은 일반 신자 여섯 명 중 한 명이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3월과 올해 4월 이탈리아 로마 성베드로 광장에서 일반 만남 시간에 교황을 만나 ‘한국의 청소년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전달했다.
대전=김인선/홍선표 기자 inddo@hankyung.com
성모승천 대축일은 마리아가 일생을 마친 뒤 하느님에 의해 하늘나라로 들어 올려진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성모마리아 대축일(1월1일), 부활절(춘분 뒤의 첫 보름달 다음에 오는 일요일), 성탄절(12월25일)과 함께 가톨릭 교회의 4대 축일로 꼽힌다. 교황은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대전교구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번 미사를 열었다.
○헬기 대신 KTX 타고 도착
교황은 당초 미사를 위해 서울에서 대전까지 헬기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KTX를 탔다.
오전 4시부터 경기장에 입장한 신자들은 8시 무렵이 되자 교황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제단 바로 뒤쪽을 제외한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김창옥 대전MBC 사장과 문지애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축하공연이 열렸다. 가수 인순이 씨가 ‘친구여’와 ‘거위의 꿈’을 불렀고, 성악가 조수미 씨는 ‘넬라 판타지아’와 ‘아베 마리아’를 열창했다.
10시20분께 경기장에 도착한 교황의 모습이 대형 전광판에 나타나자 5만명의 신자는 모두 일어나 교황의 얼굴이 그려진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유흥식 대전교구 주교와 함께 하얀색 싼타페 퍼레이드카에 올라 탄 교황은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신자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고, 어린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모두 여덟 번 차를 멈춰세운 것도 아이들 때문이었다.
○교황,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
퍼레이드카가 경기장에 들어와 멀리 교황의 모습이 보이자 신도들은 손수건을 흔들며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외쳤다. 북쪽 좌석에서 시작한 파도타기가 이어졌다.
미사가 시작되자 뜨거웠던 분위기는 엄숙하게 바뀌었다. 교황과 사제단은 중앙 통로로 입장한 뒤 이번 교황 방한의 주제인 ‘일어나라 비추어라’를 상징하는 푸른색 제단에 올랐다. 습하고 흐린 날씨였지만 미사에 참석한 누구 하나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순서에 맞춰 기도문을 외우고 찬송했다.
교황은 대중연설의 하나인 삼종기도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와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며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모든 한국 사람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됐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하기 바란다”고 했다.
○교황과의 특별한 인연도
이날 미사에선 교황과의 특별한 인연을 간직한 인물들도 눈에 띄었다. 오르간을 반주한 오주현 씨(36)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9년 방한했을 때 교황에게 환영 꽃다발을 건넸던 11세의 화동(花童)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세 번째인 사람도 있었다.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영세자인 이승훈의 8대 외손녀 김헬렌 씨(22)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지난 14일 오후 교황이 주한 교황청대사관에서 연 개인 미사에 초창받은 일반 신자 여섯 명 중 한 명이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3월과 올해 4월 이탈리아 로마 성베드로 광장에서 일반 만남 시간에 교황을 만나 ‘한국의 청소년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전달했다.
대전=김인선/홍선표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