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적대행위 중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단거리 발사체 다섯 발을 발사했다. 세계의 이목이 교황의 방한에 집중됐을 때를 노려 무력시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을 요구하고 주한미군 철수와 대북제재인 5·24 조치 해제를 촉구했다. 6·15 공동선언 등 기존 남북 합의 이행을 강조하며 대북정책 전환도 촉구했다. 북한이 조평통 성명을 낸 것은 작년 3월 한·미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를 비난한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조평통 성명에서 5·24 조치 해제를 언급한 것은 앞으로 고위급 접촉에서 경제 협력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세기가 서울에 도착하기 1시간 전인 오전 9시30분부터 10~15분 간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세 발을 발사했다. 이날 낮 12시56분과 오후 1시5분에도 발사체 두 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발사체는 300㎜ 방사포로 추정되며 사거리는 200~220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북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8월18일)에 고위급 인사를 통해 화환을 보내겠다는 뜻을 통일부에 전달했다. 북측 고위급 인사가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을 수용할지 등에 대한 입장을 우리 측에 전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