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수학자대회 개막] 미르자카니, 기하학으로 '우주의 비밀' 한 겹 벗겼다
13일 개막한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여성 최초 필즈상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였다. 필즈상은 지난 4년간 수학계에서 중요한 업적을 이룬 40세 이하 수학자에게 주는 수학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1977년 이란에서 태어난 미르자카니 교수는 기하학의 대가로 꼽힌다. 2004년 미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스탠퍼드대에 재직하고 있다. 그는 기하학과 동력학계 분야 연구를 통해 수학의 여러 분야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정한 부피를 계산하는 새로운 방법을 알아내 우주의 정확한 모양과 부피를 파악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그는 수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내가 재능있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대부분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재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발현할 자신감을 주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미르자카니 교수 외에 브라질 태생의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파리7대학 교수와 오스트리아 출신의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 교수, 만줄 바르가바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도 필즈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아빌라 교수는 1979년생으로 브라질이 낳은 스타 수학자다. 2001년 21세에 브라질 국립순수응용수학원(IMPA)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시스템 내에서 벌어지는 무작위적 현상을 규명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1970년대부터 동역학계에서 풀리지 않던 문제로 꼽히는 시스템 안에서의 혼돈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증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바르가바 석좌교수는 대수적 정수론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끈 인물이다. 1974년 캐나다에서 태어났고 미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2001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은 지 2년 만인 2003년 29세에 프린스턴대 정교수에 임용됐다. 그는 금융 거래나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 암호에 활용되는 ‘타원곡선 암호’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찾아내 주목받기도 했다.

1975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헤어러 교수는 2001년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워릭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주식을 예측하거나 분석하는 데 쓰이는 편미분 방정식과 확률 편미분 방정식을 활용해 지금까지 해결 불가능한 문제에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