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되고 영업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임원들도 해외 출장을 갈 때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했다. 일반 기업 입장에서 보면 분기별 이익이 7조원 이상이고 60조원가량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이 이렇게까지 비용 절감을 해야 하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 임직원에게 위기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면 꽤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삼성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두 가지다. 주력사업이던 모바일 사업이 이제 성숙기를 지나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 고도성장하기 어렵고, 미래 신수종 사업이 아직 가시적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잭 웰치 제너럴일렉트릭(GE) 전 최고경영자(CEO)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매일 매일 ‘어떤 사업을 버리고 어떤 사업에 진입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기업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끌기 위해서 기업은 새롭게 변신하면서 신수종 사업을 찾아야만 한다.

신사업 성공과 실패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는 코스타스 마르키데스 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기존 사업의 역량, 자산을 신사업에 활용해 고유의 시너지를 내는 것이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는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성이 높은 분야로 진출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영국 버진그룹처럼 통신 엔터 항공 스포츠 철도 미디어 등 전혀 다른 분야에 진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은 어떤가. 무엇이 기존 사업의 역량일까.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CEO는 창조와 혁신으로 ‘재미있게 일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기존 경쟁기업이 하고 있는 서비스, 상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신사업에 진출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버진의 핵심역량인 ‘기업문화’를 신사업으로 옮겨 심은 것이다.

송원그룹도 40년째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면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신사업에 진출했을 때 송원의 기업문화가 신사업에 잘 전수된 경우는 성공했지만 그렇지 못하면 실패하기도 했다. 기업문화가 잘 뿌리 내려야 신사업이 성공하는 만큼, 앞으로도 송원의 기업문화를 가장 잘 전파할 수 있는지를 신사업 선택의 우선순위로 삼으려 한다.

김해련 < 송원그룹 회장 kimceo@swgr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