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포도주 등 주류 제품에 담뱃갑처럼 건강경고문을 부착하는 방안이 영국에서 추진된다.

영국 하원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과음 문화 추방을 위해 술 구매자들에게 음주의 위해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이런 방안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고 1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초당적 하원의원 모임인 알코올 남용문제 연구그룹은 과음 문제가 심각한 데도 주류 제품에는 알코올 도수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표시되지 않아 주류 제품에 대한 위해성 경고 의무표시제 시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그룹 대표인 보수당의 트레이시 크라우치 의원은 "알코올 남용으로 한 해 120만 명이 병원 신세를 지는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과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하원의원 그룹은 모든 주류제품에 부착하는 경고문에는 의학적 소견에 기초한 정보를 포함하되 담뱃갑처럼 공포감을 조장하는 사진은 넣지 않는 방안을 제안했다.

건강경고문 부착제 외에 주류제품 최저가격제를 도입하고,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 기준과 처벌 기준을 강화할 것도 제안했다.

이런 방안은 각 당의 검토 작업을 거쳐 입법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알코올 문제 대응재단의 재키 발라드 대표는 "알코올 남용 문제의 심각성 극복을 위해 이번에 제안된 방안이 신속히 시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과음 문화의 기승으로 최근 10년간 간질환 사망자는 25%, 30세 이하 간질환 환자는 2배로 증가해 사회적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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