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공개한 3세대 신형 쏘렌토의 전면(위)과 측후방(아래). 기아차 제공
기아차가 공개한 3세대 신형 쏘렌토의 전면(위)과 측후방(아래). 기아차 제공
미니밴 카니발 신모델로 체력을 회복한 기아자동차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 신차로 본격적인 내수 판매 확대에 나섰다. 기아차는 K3와 K5, K7 등 K 시리즈 세단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 6월 출시한 신형 카니발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달 내수 판매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 ‘원투 펀치’를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11일 신형 쏘렌토의 외관 사진을 공개하고 전국 기아차 영업점을 통해 사전 판매 계약을 받기로 했다. 신차 인도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신형 쏘렌토는 2009년 출시된 2세대 쏘렌토R 이후 5년4개월 만에 출시되는 3세대 모델이다. 기존 차량보다 길이 95㎜,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간 거리)가 80㎜ 늘어나 실내공간이 넉넉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일반 강판보다 가볍고 강한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53%로 확대해 차체 강성도 강화했다.

기아차 측은 “보행자 충돌시 후드를 들어올려 2차 충격을 방지하는 ‘액티브 후드 시스템’과 스마트키를 갖고 다가가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리는 ‘스마트 테일게이트’ 등 첨단 기술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또 “가격도 기존 모델(2705만~3638만원)보다 상승폭을 최대한 억제해 2765만~3436만원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승용차 K3와 K5, K7 수요가 감소하면서 올 상반기 월별 판매실적이 3만대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차의 월간 판매량 5만대 규모와 격차가 크다. 신형 쏘울과 K3 디젤 등 신차를 내놓았지만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신형 카니발이 나온 뒤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 차량은 지난 6월 2684대가 팔린 데 이어 7월에는 8740대가 판매됐다. 카니발의 인기에 힘입어 7월 전체 내수 판매도 올 들어 처음으로 4만대(44만2305대)를 넘었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신형 카니발에 이어 쏘렌토 출시로 2분기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세가 커질 것”이라며 “쏘렌토 신모델은 최근 SUV가 인기를 끄는 흐름을 타고 대량 판매 모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쏘렌토는 해외 시장 판매 증가도 이끌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달 초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라인을 점검하면서 신형 쏘렌토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정 회장은 “쏘렌토는 조지아 공장 초기 5년을 이끌어온 모델”이라며 “신차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것”을 주문했다.

기아차는 뉴 쏘렌토 출시에 맞춰 시승 행사와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형 SUV의 주요 구매층인 30~40대 남성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이벤트를 강화할 방침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