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입법만능이요 입법홍수며 국회의원의 전성시대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이 하한기에도 의원들의 입법 발의는 매일 20건씩이다. 19대 들어 벌써 1만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어젯자로 이미 1만1340여건이다. 법안끼리 중복 모순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학교 명칭을 바꾸는 문제의 법안도 이런 법률꾸러미 속에 숨어있다가 이번에 드러났다. 우리는 이번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입법 부조리와 관련해서는 로비 양성화법이라도 만드는 게 좋을 것이다. 그렇게 등록과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야 투명성이라도 높일 수 있다.
문제의 근원은 국회의원들의 권력이 너무 강하다는 데 있다. 가히 무소불위다. 모든 권력이 국회로 집중돼 있다. 장·차관 호통은 예사고, 기업인 등 누구라도 불러올리면 그만이고, 국민의 재산을 규제하거나 징발하는 법들을 제멋대로 쏟아내고, 국민의 대리인을 빙자해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작은 황제처럼 군림하고, 이처럼 막강한 국회는 있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부패는 필연이다.
국회의원들도 이런 상황이 마냥 즐겁지는 않을 것이다. 세간에는 여야 가리지 않고 요즘 의원들이 정권에조차 관심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회의원이 더 좋고 이미 충분한 권력이라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침몰도 그런 현상의, 드러난 적폐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다. 정치개혁이 정말 너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