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갔는데 화장실만 들락날락,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괴로워~
대학생 이모양(22)은 지난주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로 여름 휴가를 떠났지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복통과 설사 때문에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휴가를 허무하게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병원에 간 이모양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이모양처럼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약 149만명이던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수가 2012년 약 162만명으로 13만명이 증가했다. 이는 2012년 기준 인구 100명당 3명꼴로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료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쥐어짜는 듯한 복통, 뱃속 부글거림, 설사, 변비 등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증상을 말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에게 많이 발병한다. 특히 요즘같이 더운 여름 날씨에는 환자가 급증한다.

김준명 해우소한의원 원장은 “날씨가 더워지고 습도가 올라가면 소화기능이나 배변기능이 떨어져 여름철에 그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 치료하려고 하면 재발할 확률이 높으니 장기적으로 보고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생활 습관의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크게 가스형, 설사형, 난변형, 긴장형, 설사-변비 교대형, 혼합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스형의 경우 배에서 소리가 나거나 잦은 방귀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많고 복부 팽창을 호소하기도 한다. 복부 팽창이 심하면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가 지날수록 심해지며 이 때문에 원래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기도 한다. 이처럼 유형마다 증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을 가능케 한다.

치료 못지 않게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와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자주 섭취하고, 고지방 음식이나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 및 여가 활동 역시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내시경이나 X선 검사를 해 보아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이를 방치했다가는 만성이 되거나 치질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