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충북 보련마을, 천연염색·자연생태 체험…멋진 풍광은 덤
보련(寶蓮)은 보련화, 연꽃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이다. 신라시대에 ‘연화세계를 꿈꾼다’는 뜻에서 이름 붙인 연곡리에 자리하고 있다. 보련마을을 상공에서 보면 물 위에 연꽃을 띄운 모양이다. 이를 두고 풍수지리에서는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명당이라 부른다. 여름철이면 만개한 하얀 연꽃에 눈이 즐겁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은 심심할 겨를 없다.

○황홀한 연꽃 풍경

일제 강점기부터 새마을운동을 하던 시기까지 보련마을은 숯을 구워 생활하던 곳이었다. 1981년 연곡저수지를 만드느라 농지가 잠기고 마을 주민도 점차 줄자 옛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체험마을을 조성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30여가구에 75명 남짓한 주민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풍수지리상 명당 마을로 유명하다. 마을 북쪽으로는 진천군에서 제일 높은 만뢰산(611.7m)이, 남쪽으로는 태령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서쪽으로는 보련산 바람막이 능선이 길게 둘러져 겨울에 부는 북서 계절풍을 막아준다. 마을 전체를 큰 손이 감싸고 있는 듯한 형상이다.

이곳의 특산물은 단연 ‘연꽃’이다. 연꽃 보존마을로 지정돼 7~8월에 방문하면 마을 곳곳에 하얗게 만개한 연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름철엔 연꽃 사진을 찍으러 온 ‘출사족(族)’도 많이 방문한다. 여름밤이면 깨끗한 환경에서만 산다는 반딧불이도 구경할 수 있다.

이곳은 효자마을로도 유명하다. 마을 입구에 효부·효자마을이라고 적힌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한적한 마을을 걷다보면 곳곳에 세워진 효자 공덕비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열부를 포함해 11명의 효자가 나와 조선시대에 효자마을로 지정됐다. 최근엔 안장훈 노인회장 집안 3대가 효자로 인정받아 군에서 효자공덕비를 세워주기도 했다.
[Farm Stay] 충북 보련마을, 천연염색·자연생태 체험…멋진 풍광은 덤
○여름엔 국궁 활쏘기

보련마을은 2002년 농촌테마마을로 선정됐다. 이어 2005년 자연생태우수마을, 2007년엔 문화역사마을 등으로 지정됐다. 그만큼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계절별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여름엔 전통 활인 국궁으로 활 쏘기, 짚이나 마른풀로 달걀 꾸러미를 만드는 짚풀공예 체험, 보련마을에서 자란 연잎과 쑥으로 인절미 만들기, 손톱에 봉숭아 물들이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를 5000~1만원이면 즐길 수 있다. 봄철에 방문하면 마을에서 자라는 산나물 뜯기, 밭에 고추 심기, 쑥떡 만들기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겨울엔 얼음썰매를 타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마을 근처에도 제법 관광지가 많다. 마을로 향하는 길목엔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쌓았다는 사찰 보탑사가 있다. 야생화가 안팎에 빼곡히 심어져 있어 찾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보탑사 주변에는 참숯을 굽는 숯가마들을 볼 수 있다.

신라 장군 김유신의 탄생지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吉祥祠), 태를 묻었다는 태실(胎室)이 있는 태령산(450m) 등 김유신과 얽힌 명소도 근처에 있다. 만뢰산 자연생태공원도 가볼 만하다. 생태연못과 잔디광장, 생태교육장, 물놀이 체험장, 별자리마당 등 다양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마을 근처에 있는 연곡 저수지는 조용하게 산책하기에 좋다.

○정성스런 ‘연꽃 정식’

보련마을을 방문했다면 꼭 먹어봐야 할 것이 있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연잎식당에서 파는 ‘연꽃 정식’이다. 연잎으로 정성스레 싸서 찐 밥을 맛볼 수 있다. 함께 나오는 연잎차는 맑고 개운하다. 보련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백연으로 만든 연잎차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건강차다. 산에서 직접 캔 나물로 대접하는 산나물밥도 일품이다.

묵을 곳이 마땅치 않다면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택체험을 신청하는 것도 좋다. 고택 내에는 연자방아, 제비해우소, 곶감 말리는 곳, 담배건조실 등 60년 전 건물 내외관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음식만 준비해오면 부엌에서 가마솥 밥을 해먹을 수도 있다. 이용료는 1박에 20만원(전화예약 010-7346-1175)이다. 한 사람이나 가족 한 단위가 고택 전체를 쓸 수 있다. 겨울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대략 5시간가량 걸린다. 중부고속도로에서 진천 IC로 나와 진천읍에서 보탑사 방향으로 약 15㎞ 가면 ‘보련역사문화마을’ 간판이 나온다. 마을로 들어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보련마을의 다양한 전경과 체험장을 만날 수 있다. 궁금한 점은 홈페이지(boryen.go2vil.org)에 들르거나 변상열 보련마을 대표(010-9416-8251)에게 물어보면 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