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진안 능길마을, 약초 따고 천연염색까지…이색 체험 풍성
덕유산 줄기가 감싼 아늑한 마을. 그 입구에 들어서면 200살을 훌쩍 넘긴 커다란 정자나무가 팔을 뻗어 맞이해 준다. 전북 진안 동향면 능길마을이다.

2001년 일찍이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돼 올해로 13년을 넘긴 ‘고참 마을’이다. 그만큼 방문자들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잘 정비돼 있다. 폐교된 능길초등학교 건물을 방문자 센터로 바꿔 숙박시설을 마련했고, 개별 농가의 민박시설을 보완했다. 환경농업 체험장도 조성했다. 황토방 숙소와 친환경농산물 식당, 황토찜질방, 천연염색체험장, 목공방 등이 갖춰져 있다.

마을 앞 구량천은 하천 생태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자연의 보고다. 청정 1급수에서만 자라는 다슬기와 쉬리, 쏘가리, 모래무지 등 어패류는 물론 갈대와 억새풀 등 수생식물도 볼 수 있다. 회색빛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라면 이곳에서 쉬어갈 만하다.

이 마을은 친환경농업연구회를 결성해 농약 대신 한약 부산물을 발효시킨 퇴비를 사용해 농사를 짓는다. 친환경적 식사는 능길마을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싱싱한 농산물이 가득 올라간 밥상을 보면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여름에 방문하면 약초 채취, 고구마 캐기 등 농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능길산골학교에서는 친환경 농법으로 지은 다양한 농산물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천연염색 체험도 가능하다. 황토와 양파, 감 등 천연 자연재료를 이용해 손수건이나 두건, 명주 스카프 등에 자연의 색을 담을 수 있다.

순수 우리 콩을 맷돌로 갈아 손두부를 만들 수 있는 두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는 집에 가져가 콩비지찌개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찹쌀로 인절미를 만드는 것도 인기다. 고소한 콩가루와 쫀득한 찹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앞동산에 오르면 웅장한 봉우리를 자랑하는 마이산이 보인다. 말의 귀처럼 생겼다고 해 ‘마이산’으로 이름 붙여진 이 산에는 한국의 불가사의로 꼽히는 원뿔형의 탑사가 있다.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가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탑사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이까지 솟아 있는 데다 비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는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다. 자연의 장엄함을 느끼고 싶다면 찾아가 봄 직하다.

[Farm Stay] 진안 능길마을, 약초 따고 천연염색까지…이색 체험 풍성
■ 찾아가는 길

대전~진주 고속도로의 덕유산(안성) 톨게이트로 나와 무주 방향으로 간다. 비들목 마을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가다 상하삼거리에서 우회전한다. 계속 가다 보면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동쪽 방향으로 빠진다. ‘상능마을’이라는 돌비석이 보이면 능길마을이다. 홈페이지는 www.nungil.org 문의는 대표전화 (063)432-0367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