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화장품 업계의 2분기 실적 희비를 가를 키워드는 역시 '중국'이 될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LG생활건강을 필두로 주요 화장품 회사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2분기 주요 화장품업체 실적이 중국 사업 성과에 따라 차별화됐고,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선 세월호 참사로 내수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화장품 수출 증가의 중요도가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K-뷰티의 인기가 상종가를 친 상황에서 이를 잘 이끈 업체가 호실적을 거뒀다는 것. 국내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면세점이 중요한 판매처로 떠올랐다.

LG생건이 여는 화장품주 어닝시즌…희비 가를 키워드는?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9186억 원, 11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실적 대비 각각 14.97%, 16.79%씩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선 면세점과 온라인 시장이, 중국에선 고가와 저가 브랜드가 두루 호조를 보여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법인 영업이익률이 브랜드 '마몽드'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이니스프리'가 이익 회수기에 접어들면서 내년부터 이익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구매액까지 합치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약 17.9%로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 평균 7.1% 대비 월등히 높다"며 "2016년까지 중국법인 화장품 매출과 영업이익이 연평균 31.0%, 64.4%씩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2분기 매출과 이익 개선폭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1465억 원, 126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60%, 5.49%씩 증가한 실적이다.

이는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중국사업을 조인트벤처로 전환하는 과정이고, 국내 생활용품의 마케팅비 부담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 부진 여파로 실적 회복 속도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저가 브랜드숍의 판촉 경쟁이 지속되면서 마케팅비 부담이 커졌고, 추가적인 히트상품이 나오지 못한 탓이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1052억 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적자 규모가 다소 줄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법인 비중은 10% 미만으로 낮고, 중국 사업확장은 국내 법인의 실적 반등(턴어라운드)이 뒷받침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올 하반기 국내법인 수익성 개선여부를 논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랜드가 에이블씨엔씨 인수 추진을 위해 기업 실사를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며 주가가 한때 급등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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