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밀어붙이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자사고의 신입생 면접 선발권을 박탈하겠다고 한다. 교육부가 2015학년도 전형부터 중학교 내신 상위 50% 학생의 추첨으로 정원의 1.5배를 뽑고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기로 확정한 방안을 9개월도 안 돼 뒤집겠다는 것이다. 5년 단위로 재지정되는 자사고의 평가를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진행한 것도 의아하다.

일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부터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고가 귀하의 학교 발전에 부정적·긍정적 영향을 끼쳤는가’라고 묻고 있으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자명하다. 서울 25개 자사고 교장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는 게 무리도 아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학생 벌점제 폐지를 강행하면서 “학생 설문조사 결과 모두가 찬성한다”고 한 것과 닮았다. 교육정책을 학생 인기투표로 결정하려 하니 무책임하고 선동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니 13개 지역 교육감을 좌파 진영이 점령하고 있다. 경쟁을 금기시하고 평준화의 틀에 끼워맞추려다 보면 온갖 거짓말을 동원하게 된다.

자칭 교육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읊어대는 ‘선진국 평준화’도 거짓말투성이다. 프랑스국립대가 파리1대학, 2대학 식으로 모두 평준화돼 있다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떠들지만 상위 5% 학생들끼리 입시 지옥을 겪는 최고 교육기관 ‘그랑제콜’ 얘기는 쏙 빼버린다. 평준화대학밖에 없다는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일반 대학 역시 경쟁력이 형편없이 떨어져 등록금을 올리고 교수를 늘리며 최신 설비를 들이느라 정신이 없다는 현실도 외면한다. 정확한 사정을 아는 전문가는 없고 입만 나불거리는 ‘입문가’만 판친다.

사실 좌파 진영의 특성이 ‘평등교육 찬성, 내 아이만 빼고’이다. 대부분 자녀를 외국에 유학보냈거나 자사고, 특목고에 보낸 ‘강남 좌파’들이다. 평준화 교육을 주장하던 김형태 서울교육의원,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 조희연 교육감 모두 예외가 아니다. 교조적인 교육 평등의 환상에 젖어 하향평준화된 인간을 만들어 내려는 온갖 선동이 판친다. 언제까지 이렇게 역겹고 소모적인 논쟁을 두고 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