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초의 여성 치안정감인 이금형 부산지방경찰청장(사진)이 부산불교연합회로부터 ‘전·의경 격려금 500만원’과 그림 1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이 청장의 처신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감찰에 착수할 예정이다.

18일 부산지방경찰청과 관련 단체에 따르면 이 청장은 지난 2월13일 부산불교연합회장인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에게서 현금 500만원과 그림 1점을 받았다. 수불 스님은 당시 “고생하는 전·의경들에게 빵이나 피자 등을 사서 격려해 달라”며 5만원권 100장이 든 흰색 봉투를 내밀었고 이 청장은 배석했던 1부장을 통해 봉투를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격려금은 현재까지 부산경찰청 경무과에 보관돼 있고 돈 봉투와 함께 받은 그림은 이 청장 집무실 입구에 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전·의경 격려금 명목으로 돈을 전해 받았다면 현행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2006년 당시 안전행정부의 기부금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전·의경 및 군인 등을 대상으로 위문금, 위문품을 전달하는 행위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런 위문금 등을 전달받을 경우 지방청 단위 이상의 심사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청장이 ‘격려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은 행위 자체가 위법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경찰청 경무과 관계자는 “‘격려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은 행위에 큰 위법적인 요소는 없다”며 “그 돈의 실제 목적이 무엇이며, 향후 처리과정이 적법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감찰을 통해 이 청장이 받은 격려금이 ‘전·의경 격려’의 목적으로 전달된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해 심사위원회 심의 등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경찰청은 감찰을 통해 당시 수불 스님으로부터 받은 그림 1점에 대해서도 어떤 의도에 의해 전달됐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부산=김태현/김태호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