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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단계 유통구조 여전…가격은 산지의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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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리포트 - 박근혜 정부의 '농산물 유통 개선' 어떻게 되고 있나

    가락동 경매시장 가보니…1000원 배추 3000원으로↑
    큰폭의 가격 변동도 되풀이…"도매상 독점구조 깨야"
    박근혜 정부는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6~7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거래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하역 근로자가 경매가 끝난 배추를 옮기고 있다. 한경DB
    박근혜 정부는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6~7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거래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하역 근로자가 경매가 끝난 배추를 옮기고 있다. 한경DB
    6~7단계 유통구조 여전…가격은 산지의 4배
    지난 11일 밤 10시 서울 가락시장은 전국 각지에서 배추를 싣고 온 트럭들로 빼곡했다. 경매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경매인들이 트럭 주위로 모여들었다. 30분가량 진행된 경매에서 배추 상품(上品)은 1년 전보다 15%가량 오른 포기당 1870원에 팔렸다.

    한 경매인은 “요즘 산지 가격은 포기당 1000원 정도”라며 “도매시장에 올 때까지 가격이 2배 정도로 뛴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 도매상 등을 거친 최종 소비자가격은 3000원으로 산지 가격의 3배 수준이다. 그는 “올 들어 배추 작황이 좋아 산지 가격과 소비자가격 간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라며 “대개는 4~5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도매법인인 대아청과의 오현석 차장은 “농민부터 소비자까지 6~7단계를 거치는 유통구조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내세운 중요 민생 공약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지난 11일에도 경기 김포시에 있는 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을 방문해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6~7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구조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대부분 농산물은 도매시장에 오기 전 이미 3~4단계를 거친다. 경작 중인 농산물을 농민에게서 사들여 수확까지 책임지는 1차 산지 수집상과 수확한 농산물을 매입하는 2차 산지 수집상을 거쳐야 도매시장에 이른다. 도매시장 이후엔 중간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농산물 가격이 4~5배 오르기 일쑤다. 지난 3월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월동 배추는 산지 가격이 500원이었지만 대형마트 등에서 2000~2600원에 팔렸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는 농산물 직거래를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해 직거래를 통한 농산물 판매금액은 1조6081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늘었다. 하지만 전체 농산물 거래액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그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가격도 여전히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 등 5개 품목의 전월 대비 가격 변동폭을 10% 내로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당 560원으로 한 달 전보다 77.8% 올랐다. 마늘은 ㎏당 3255원으로 한 달 새 19.7% 상승했다. 반면 무, 양파 등은 가격이 급락했다.

    정부가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도매시장의 정가매매와 수의매매는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11일 가락시장에서는 배추 전량이 경매로만 거래됐을 뿐 정가·수의매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기득권을 가진 경매인과 도매법인은 정가·수의매매로 전환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들의 독과점 구조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정가매매와 수의매매는 출하자와 구매자가 가격과 물량을 직접 협의하는 것으로 당일 반입량에 따라 가격 등락이 심한 경매에 비해 가격 변동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거래 방식 변경보다 수급 조절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아청과의 오 차장은 “농산물 가격 변동이 심한 근본 원인은 날씨와 재배 면적에 따라 수확량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며 “정가·수의매매를 늘려 가격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정부가 소비자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추느라 농민 보호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중도매인은 “정부가 농산물 가격이 비쌀 땐 수입량을 늘려 시세를 낮추면서 가격이 쌀 땐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놓지 않아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이현동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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