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배당수익률이 올해도 1%대 초반에 머물러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년째 1%대다.

다만 2기 경제팀이 내놓을 배당 촉진 정책과 삼성 등 대기업집단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대감에 배당주(株)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 코스피 배당수익률 1.25% 전망…올해도 '꼴찌'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코스피 배당수익률 예상치는 1.25%다.

이는 지난해 말 코스피 배당수익률인 1.18%보다 다소 높아진 수준이지만,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의 대표 주가지수 배당수익률 예상치와 비교하면 최하위다.

올해 연말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배당수익률은 2.27%, S&P 500지수는 1.99%로 예상된다.

영국 FTSE 100지수(3.73%), 독일 DAX 지수(2.93%)의 배당수익률도 2∼3%대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과 비교해도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초라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올 연말 배당수익률 예상치는 3.65%다.

홍콩 항셍지수(3.66%), 싱가포르 ST지수(3.30%)의 예상치도 모두 3%대다.

인도네시아(자카르타종합지수·1.98%)와 인도(센섹스지수·1.61%)의 배당수익률 예상치가 그나마 낮은 편인데도 한국보다는 높다.

배당수익률이란 총 배당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누거나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눠서 계산한다.

배당수익률은 시가총액 대비 배당 수준이며, 한 주당 배당금이 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일 기준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1.11%다.

이는 선진국은 물론이고 필리핀(PSEi지수·2.14%)이나 인도(센섹스지수·1.48%) 등 다른 신흥국보다도 낮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지난 2002년 2%대 후반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1%대 안에서만 맴돌고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한국 기업이 배당에 인색한 것은 배당소득세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특히 기업에 가장 강력하게 배당 확대를 요구해야 할 기관투자자가 소극적인 것이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 증권가 배당확대 기대감 '솔솔'…우선주 강세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배당 촉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8일 인사 청문회에서 대기업의 지나친 유보금이 배당, 임금, 투자 등을 통해 가계 부문으로 흘러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관련해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그룹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등 외국계 기관 투자자가 삼성전자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신문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 비중이 절반 이상인 만큼 이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룹 내부적으로 봐도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그룹이 과거보다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게 국내외 증권사들의 주된 의견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재원 확보는 재벌그룹과 상장사 최대주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이들에게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배당확대를 통한 부의 축적만이 유일한 상속 재원"이라고 말했다.

배당 기대감에 일부 우량 대형주는 우선주 수익률이 보통주를 앞서기도 했다.

가령 연초 이후 삼성전자의 보통주 주가는 6.4% 떨어졌지만, 우선주는 반대로 4.1%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도 우선주(현대차우·19.6%)의 수익률이 보통주(-5.3%)를 크게 웃돌았다.

LG전자 역시 우선주(40.0%)의 수익률이 보통주(6.9%)보다 높았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