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이춘희 세종시장 "옛 도심 조치원 10만 경제도시로 키울 것"
‘세종시 설계자’인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시 지킴이’를 자임한 유한식 전 시장을 꺾고 시장이 됐다. ‘리턴매치’에서 4년 전의 패배를 설욕한 것이다. 이 시장은 “세종시 수정안 등으로 도시 건설이 지연돼 개발이 늦어졌다”며 “세종시가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상징인 만큼 지방분권 시대를 리드할 행복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옛 도심인 조치원을 인구 10만명의 경제도시로 키워 세종시 균형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취임과 동시에 12대 목표와 100대 과제를 발표했다.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 등 12대 시정 목표, 100대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취임 후 바로 시정기획단을 구성했다. 기획단은 전략기획 태스크포스(TF), 청춘 조치원 TF, 로컬푸드 TF, 안전도시 TF 등 4개 팀으로 나눴다. 이들은 100일 동안 활동하면서 시정 운영 4개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여기서 만든 안을 세종시정의 청사진으로 활용할 것이다.”

▷국회 분원,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약속했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대한민국 행정수도라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치는 서울, 행정은 세종시’로 나뉘어 있는 현재 방식을 통합해야 한다. 먼저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부터 세종시에 만들어 정치·행정의 분리 상태를 보완해야 한다. 이 기관들이 세종시로 와야 실질적 행정수도의 위상을 갖추고 행정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시민의 입장을 대변해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나가겠다.”

▷세종시로 이전 고시를 하지 않은 부처들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정해진 대로 빨리 세종시로 이전을 고시해야 한다. 지방자치 전담 부처인 안전행정부도 이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중앙부처들이 이전을 빨리 마무리해야 비효율 논란을 해결할 수 있다. 시장이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정치권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옛 도심인 조치원을 경제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을 발표했는데.

“세종시 균형발전을 위한 공약이다. 세종시는 남부 쪽에 행정기관들과 아파트, 상가 등이 몰린 반면 북부 쪽인 조치원 등은 차별받고 있다. 조치원을 인구 10만명의 도시로 내다보고 원도심 7개 권역을 도심 재생사업으로, 4개 권역을 신시가지로 조성하는 등 11개 권역을 차례로 개발하겠다. 조치원에 있는 현 시청사가 신도심으로 이전하면 지금 부지에 15층 규모의 복합행정타운을 만들어 세종시 제2청사로 활용할 것이다. 또 정부 부처 관련 기관과 단체 등을 유치해 나가겠다.”

▷아직 자족 기능이 부족하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공동으로 합동 투자유치단을 곧 꾸릴 계획이다. 여기서 첨단 기업과 대학, 병원, 백화점, 쇼핑센터 등을 유치하는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 세종시 3개 산업단지에 자동차 부품소재, 바이오, 화장품, 기계부품 등 4대 전략산업 기업도 유치할 계획이다. 노무현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 문화 수준도 높일 것이다. 노무현 공원은 현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논의 중이다. 곧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시민의 목소리가 많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교통 문제와 생활 불편 문제는 세종시 백지화 논란 때문에 도시 건설이 3~4년 지연되면서 생긴 인재(人災)라고 봐야 한다. 대중교통 안전 문제를 먼저 살핀 뒤 배차시간 단축, 차량 지원 확대 등을 검토하고 대중교통 완전 공영제도 가능성을 검토하겠다.”

■ 이춘희 누구인가

행정고시 출신인 이춘희 세종시장(59)은 건설·교통 분야 전문가다. 임대주택법과 주택건설촉진법 제정을 주도했고 분당, 일산, 동탄, 판교 등 1·2기 신도시 건설에도 관여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세종시 건설의 산파 역할을 했다.

△전북 고창 △고려대 행정학과 △한양대 도시학 박사 △제21회 행정고시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청장 △건설교통부 제1차관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 △인천도시공사 사장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