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침수… 사망·실종자 잇따라

제8호 태풍 너구리가 9일 일본 열도에 접근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너구리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서쪽에 있는 후쿠에(福江)섬 남서쪽 약 150㎞ 지점에서 동쪽으로 시간당 15㎞의 속도로 이동 중이다.

태풍이 접근하면서 오키나와와 규슈(九州)에 많은 비가 내렸고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혼슈(本州)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9일 오후 시간당 강수량은 나가사키현 나기소마치(南木曾町)가 70.0㎜, 미에(三重)현 이나베시 60.5㎜, 미야자키(宮崎)현 히노카게초(日之影町) 53.0㎜였다.

니가타(新潟)현 니가타시 니시칸(西蒲)구에는 3시간만에 116.5㎜의 비가 내려 해당 지점의 역대 최고 관측치를 기록했으며 오키나와(沖繩)현 요미탄손(讀谷村)에는 이날 오전 시간당 96.5㎜의 폭우가 쏟아졌다.

구마모토(熊本)현은 20만명이 넘는 주민에게 피난 권고를 내리는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 대피령을 내렸다.

곳곳에서 산사태나 침수가 발생했고 인명 피해도 따랐다.

후쿠시마(福島)현에서는 물이 불어난 하천에 빠진 83세 남성이 사망했고, 나가노(長野)현에서는 일가족 4명이 토석류에 휩쓸렸고 12세 남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오이타(大分)현에서 77세 여성이 강풍에 넘어져 뼈가 부러진 것으로 의심되는 등 4명이 다쳤고, JR 열차가 쓰러진 나무와 충돌해 탑승객 50명이 부상했다.

태풍은 10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시코쿠(四國)에 400㎜, 규슈 300∼350㎜의 비를 뿌리면서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와 기상청은 각 지자체의 재해 정보에 따라 대피를 당부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