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하늘코스에서 열린 ‘야마하·한국경제 2014 KPGA선수권대회’ 첫날 공동 선두에 나선 박준원(왼쪽)과 황중곤이 각각 9번홀(파4)과 6번홀(파5)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1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하늘코스에서 열린 ‘야마하·한국경제 2014 KPGA선수권대회’ 첫날 공동 선두에 나선 박준원(왼쪽)과 황중곤이 각각 9번홀(파4)과 6번홀(파5)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 라운드 이글 2개, 5연속 버디, 9개홀 29타, 홀인원까지….’

국내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저 중의 메이저대회 ‘야마하·한국경제 2014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 1라운드에서 진기록이 속출했다. 1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하늘코스(파72·7086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디보트홀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페어웨이와 깔끔한 유리알 그린에서 플레이한 선수들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진기명기 샷을 선보였다.

오전 6시30분 첫 조로 플레이에 나선 박준원(28)은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인 8언더파 64타를 쳐 일본에서 뛰고 있는 황중곤(22)과 공동 선두에 나섰다.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 2명이나 작성

[야마하·한경 KPGA] 5연속 버디·이글 2개·홀인원…美PGA 못잖은 '묘기샷' 속출
10번홀에서 출발한 박준원은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뒤 후반에 무섭게 몰아쳤다. 2, 3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그는 5번홀부터 9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작성하며 백나인에서 7언더파 29타를 쳤다. 29타는 코리안투어 9홀 최소타에 1타 뒤진 스코어다. 박준원은 “올해 4월 GS칼텍스·매경오픈 우승 때 남서울CC 9개홀에서 30타를 친 것이 베스트 스코어였다”며 “5연속 버디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황중곤은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잡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황중곤은 “지난해 태국오픈에서 9언더파를 친 이후 가장 잘 쳤다”며 “올해 매경오픈과 군산CC오픈에서 우승 찬스가 있었으나 너무 욕심을 부리다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29)은 이날 파5홀에서 2개의 이글을 잡았다. 김태훈은 “3번홀(파5·541야드)에서 뒷바람이 불어 3번 우드로 티샷을 하고 4번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한 뒤 20m짜리 이글 퍼팅이 들어갔다”며 “18번홀(파5·598야드)에서는 드라이버로 치고 250m를 남겨둔 채 3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해 그린을 35m가량 오버했는데 58도 웨지샷이 그대로 홀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미국 PGA투어 같은 코스 컨디션

선수들은 이날 흠 잡을 데 없는 코스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선수들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치른 대회 가운데 가장 좋은 코스 상태로, 마치 미국 PGA투어 대회 코스를 보는 듯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준원은 “올해 열린 대회 중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가 최고로 좋았고 그린 스피드도 가장 빨랐다”며 “첫 조로 나서다보니 더 훌륭한 상태에서 플레이하게 돼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황중곤도 “일본에서 열리는 큰 대회 코스와 비교해도 더 나을 정도로 손색이 없었다”고 극찬했다.

김태훈은 “페어웨이에 공이 떨어지면 마치 연습장에서 치는 것과 조건이 같아 볼을 때리기 쉽다. 그린에서 백스핀도 잘 먹고 퍼팅 라인도 본 대로 굴러갔다”고 설명했다.

○‘아멘 코너’에서도 버디 쏟아져

16~18번홀은 ‘아멘 코너’로 불린다. 오르막 ‘포대그린’의 16번홀(파3)은 하늘코스에서 대회를 치른 2006년 SK텔레콤오픈 때 가장 어려운 홀이었고 2010년 유진투자증권오픈 때는 두 번째로 까다로운 홀이었다. 대회가 열리는 나흘간 버디는 2006년 33개, 2010년엔 20개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원래 199야드에서 176야드로 티박스를 앞당겼더니 1라운드에서만 홀인원 1개와 버디 16개가 쏟아졌다.

17번홀(파4)은 페어웨이 오른쪽에 있는 암벽과 왼쪽의 벙커 사이로 티샷을 떨구기도 쉽지 않은 데다 그린이 난공불락이다. 좁다란 그린의 오른쪽은 OB며 왼쪽은 내리막 경사지에 벙커와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다. 2010년 유진투자증권오픈 때 이 홀의 평균 스코어는 4.59타로 가장 어려운 홀이었고 나흘간 버디는 29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보기는 82개, 더블 보기는 41개가 양산됐다. 2006년 SK텔레콤오픈 때는 난이도 2위였으며 트리플 보기 이상이 15개 나왔다. 17번홀은 거리를 줄이지 않아 첫날 가장 어려운 홀이었다. 이날 버디는 14개에 그치고 보기는 29개, 더블 보기 이상은 20개가 나왔다.

18번홀(파5)은 그린 앞에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 ‘3온 작전’으로 잘라 가야 하는 홀이다. 두 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버디보다 보기가 더 많이 나온 홀이지만 635야드를 599야드로 줄이면서 버디가 더 나왔다. 버디는 34개, 보기 이상은 25개에 불과했다.

영종도=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