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맨 왼쪽)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맨 왼쪽)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이 9일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위한 야권 연대를 새정치민주연합에 공식 제안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의 혁신과 재·보선 승리를 위해 새정치연합에 당 대 당 협의를 제안한다”며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야권의 혁신과 대한민국의 대개혁,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협력할 각오가 돼 있다”며 “공천 막바지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여야 간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노회찬 전 대표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새정치연합이 자신에게 불출마를 촉구했지만) 오히려 야권 연대 제안이 있었다면 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했을 것”이라며 “강력한 진보 정당이 나옴으로써 거기에 자극받아 야권 연대가 강화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이 이날 야권 연대를 제안한 것은 2012년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이후 진보 정당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실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인지도가 높은 노 전 대표를 내세워 새정치연합을 압박해 선거에서 일정 지분을 챙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러나 후보 등록일까지 시일이 너무 촉박한 데다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서울 동작을 외에 정의당과 연대가 필요한 지역이 많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정의당과의 야권 연대를 통해 새정치연합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리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만약 연대가 이뤄지더라도 당 대 당보다 개별 후보 차원에서 논의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어디를 양보한다 이런 것은 야합”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