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서울 동작을(乙) 보궐선거 후보로 낙점돼 공천 후폭풍의 한 복판에 선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고심 끝에 당의 결정을 수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이에 따라 '기동민 공천파동'으로 촉발된 재·보선 공천 갈등이 수습이냐, 확산이냐의 기로에 섰다.

그러나 동작을 문제가 가까스로 수습되더라도 텃밭인 광주 광산 을(乙) 등 곳곳에 지뢰밭이 도사리고 있어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 전 부시장은 지난 3일 전략공천이 확정된 이후 닷새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으나 공천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사실상 결심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운동권 '20년 동지'인 허동준 전 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강력 반발하는 등 당내 갈등이 증폭되자 한때 '공천장 반납'을 검토했으나, 이 경우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정면돌파 쪽으로 선회한 흐름이라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더더욱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이래저래 난감한 처지"라며 "고민 끝에 일단 '독배'를 받아들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자신이 공천을 신청했던 광주에 머물던 기 전 부시장은 전날 밤 상경, 당내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486 인사들이 기 전 부시장과 허 전 위원장간에 중재를 시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안철수 공동대표측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도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 "조만간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무소속 출마의 배수진을 치고 5일째 당 대표실에서 농성 중인 허 전 위원장은 이날도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직전 회의장을 찾아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고를 거듭 촉구했다.

당내 원외위원장 30여명도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연대 서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윗선의 개입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사경찰서 수사과장의 전략공천 카드가 부상한 광주 광산을도 어수선하다.

지도부가 공식 입장표명을 미룬 채 '권은희 카드' 군불때기만 이어가는 상황에서 찬반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권 전 과장측도 한때 "출마 결심이 섰다"고 했다가 "입장 변화가 없다"고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된 천정배 전 의원은 연일 지도부에 각을 세우며 '마이웨이'에 나서고 있다.

천 전 의원은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 인터뷰에서 권 전 과장을 "좋은 인재"라면서도 "끝까지 광주를 고수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다.

천 전 의원은 광주에 출마했던 기 전 부시장을 서울에 내려꽂은 데 대해서도 "'성동격서'(聲東擊西·상대편에게 그럴듯한 속임수를 써 공격하는 것)"라고 비판했다.

공천작업이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 논란에 멈춰서면서 전략지역으로 묶인 수원 '3각 벨트'에 나설 진용의 윤곽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당내에선 전체적인 재보선 공천 및 결과 여하에 따라 계파갈등이 폭발하고,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주도권 경쟁이 조기에 점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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