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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이방인 사르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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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칼럼] 이방인 사르코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별명은 ‘불도저’와 ‘스피드 사르코’다. 강력한 추진력과 신속한 돌파력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이른바 인정욕구와 함께 이방인 콤플렉스가 짙게 깔려 있다.

    그의 아버지는 공산정권을 피해 헝가리에서 프랑스로 온 이민자, 어머니는 그리스계 유대인이다. 4세 때 부모 이혼으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가난뿐만 아니라 작은 키 때문에 부끄러워했다. 영어 성적도 나빠 괴로워했다. 훗날 “현재의 내 모습은 어린 시절 겪은 수치심의 총체”라고 고백할 정도였다.

    프랑스 정치인들이 최고 엘리트 코스인 그랑제콜 출신인데 비해 그는 일반대학인 파리10대학을 졸업했다. 정치 입문 뒤에도 포스터 붙이기 등 밑바닥에서 출발해 엘리제궁에 입성했다. “그 (헝가리) 성씨와 이따위 성적을 갖고는 프랑스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는 최초의 이민자 대통령이 됐다.

    그는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국가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장관 시절부터 법과 질서의 원칙을 강조하며 파리폭동에 단호히 대처한 그였다. 한번 마음 먹으면 끝을 보는 성격이었다. 그 이면에는 인정욕구와 존재증명 욕구가 뒤섞여 있었다. 프랑스 언론인 카트린 네이는 사르코지를 다룬 책에서 “그에게 권력과 사랑은 ‘아버지의 빈자리’에서 비롯됐는데 그것을 채우고 대체하는 과정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내면의 ‘존재증명’ 과정은 처절하기까지 했다”고 분석했다.

    평소 미국적 에너지와 기회를 존경한다면서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해 ‘친미주의자’로 비난받은 그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부시 미국 대통령부터 만났다. 이웃 독일과는 거리를 뒀다. 이런 직설적인 성격과 강성발언 때문에 욕도 많이 먹었다. 감성적인 면도 많고 염문도 숱하게 뿌렸다. 취임 반년도 안 돼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모델 출신 가수 브루니와 결혼했는데 그녀 또한 이민자의 딸이었다.

    2012년 대선에서 올랑드에게 패한 그는 다음 선거를 겨냥해 재기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불법 대선자금과 직권남용 혐의로 그저께 구금돼 조사를 받는 바람에 정치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로부터 5000만유로(약 700억원)를 받은 혐의에 판사 매수 의혹이 더해진 것이다. 그는 “사회당 정부의 정치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유죄가 확정되면 2017년 ‘리턴 매치’는 물건너가게 된다. 그는 다시 ‘이방인’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카뮈의 뫼르소처럼.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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