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치에 찌든 금융계의 끝없는 모럴 해저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감독원이 어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국민은행 등 9개 금융사 210여명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전·현직 CEO 10여명이 포함됐고 해임권고 직무정지 등 중징계 대상자만도 5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회사 종사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게 됐다는 것은 한국 금융산업의 현주소가 어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끊임없이 비리 부정 횡령 사고가 발생하는 데다 수뇌부 간의 갈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게 바로 현재 금융산업의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이 모든 문제가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총체적으로 드러난 대표적 케이스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을 필두로 국민주택채권 횡령, 대출서류 위조, 고객예금 횡령,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 이루 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문제의 근원은 모순된 지배구조와 이를 조장한 정부다. 지주회사와 은행이 형식상 상하관계지만 실질적으론 대립구도다. 이는 지난 정부에서 금융지주회장 자리가 소위 4대 천왕을 위한 옥상옥으로 전락한 뒤끝이기도 하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주인 없는 은행에 각자 다른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대리인들이 주인 행세를 하며 갈등을 빚는 구조는 달라진 게 없다. 차제에 이들의 선임에 누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밝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독당국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같은 건물 1층에서 2층으로 은행 점포를 옮기는 게 새 점포 내기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규제가 많은 금융산업이다. 그 많은 규제수단은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모럴해저드가 만연한다는 말인가. 부실감독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다 그래서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이번에 무더기 징계를 내리게 된 것이 지난 정권에서는 4대 천왕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감독도 검사도 못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뒤늦게 전방위 검사를 벌이니 온갖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바엔 경찰이나 검찰을 투입해 한바탕 조사를 벌이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 이다지도 썩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금융회사 종사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게 됐다는 것은 한국 금융산업의 현주소가 어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끊임없이 비리 부정 횡령 사고가 발생하는 데다 수뇌부 간의 갈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게 바로 현재 금융산업의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이 모든 문제가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총체적으로 드러난 대표적 케이스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을 필두로 국민주택채권 횡령, 대출서류 위조, 고객예금 횡령,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 이루 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문제의 근원은 모순된 지배구조와 이를 조장한 정부다. 지주회사와 은행이 형식상 상하관계지만 실질적으론 대립구도다. 이는 지난 정부에서 금융지주회장 자리가 소위 4대 천왕을 위한 옥상옥으로 전락한 뒤끝이기도 하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주인 없는 은행에 각자 다른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대리인들이 주인 행세를 하며 갈등을 빚는 구조는 달라진 게 없다. 차제에 이들의 선임에 누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밝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독당국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같은 건물 1층에서 2층으로 은행 점포를 옮기는 게 새 점포 내기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규제가 많은 금융산업이다. 그 많은 규제수단은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모럴해저드가 만연한다는 말인가. 부실감독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다 그래서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이번에 무더기 징계를 내리게 된 것이 지난 정권에서는 4대 천왕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감독도 검사도 못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뒤늦게 전방위 검사를 벌이니 온갖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바엔 경찰이나 검찰을 투입해 한바탕 조사를 벌이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다. 이다지도 썩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